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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외고 폐지 논란에도 지난해보다 입학 경쟁률 높아진 이유는?

전업주부인 김모(45‧서울 강남구)씨의 딸은 얼마 전 외국어고(외고)에 지원해 1차 합격 후 24일 면접을 앞두고 있다. 김씨는 고교 입시가 시작되기 전 자녀를 일반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고 중 어디에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외고 시험을 보게 했다. 정부에서 외고 폐지를 추진했던 상황이라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언어 쪽에 재능이 있고, 2‧3학년 영어시험에서 모두 A를 받아 도전할 마음을 먹었다. 김씨는 “외고에 떨어져도 일반고에 강제배정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집 시기가 일원화된 게 큰 불이익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종로학원하늘교육의 '특목자사고·일반고 선택 및 2022 대입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입시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종로학원하늘교육의 '특목자사고·일반고 선택 및 2022 대입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입시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부터 외고가 일반고와 함께 후기에 신입생을 모집한 가운데, 서울지역 외고의 입학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고가 일반고와 동시에 입학전형을 실시하면 경쟁률이 떨어질 것이란 추측이 빗나간 것이다. 반면 지방은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 23일 분석 결과 발표
헌재 결정에 따라 일반고 동시지원 가능
지방은 지난해 보다 경쟁률 소폭 하락

 
교육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 20일 마감한 전국 30개 외고의 원서접수를 토대로 평균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전국 30개 외고의 평균 경쟁률(정원 내 기준)은 1.36대 1로 지난해(1.38대 1)와 거의 비슷했지만, 서울지역 외고 6곳의 경쟁률은 1.51대 1로 전년도(1.34대 1)보다 상승했다.
 
서울지역 외고의 경쟁률이 높아진 이유는 교육부가 헌법재판소(헌재) 결정에 따라 외고와 일반고의 이중지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올해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와 함께 후기에 학생을 선발하게 했다. 또 외고에 지원했다 탈락한 학생은 미달된 일반고에 강제 배정하게 하는 등 이들 학교와 일반고의 중복지원을 막았다. 이에 자사고 교장 등은 지난 6월 헌재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효력 정지를 요청했고, 헌재는 이들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외고의 내신 성적 반영 방식이 달라진 것도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외고 입시는 보통 1단계에서 영어 내신과 출결 성적으로 모집인원의 1.5~2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 면접 점수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가려낸다. 지난해까지는 2학년 성적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로, 3학년 성적은 상대평가인 석차등급제(9등급)로 반영됐다. 절대평가는 90점을 넘으면 모두 A를 받지만, 상대평가는 전체 상위 4%만 1등급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2‧3학년 성적 모두 절대평가에 따른 성적을 반영했다. 중3 자녀를 둔 한 이모(40‧서울 송파구)씨는 “절대평가로 성적을 반여하면서 외고 지원의 문턱이 낮아진 것 같다”며 “지난해 같으면 도전하지 못했겠지만, 올해는 아이가 4개 학기 모두 A를 받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지원할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2022학년도 입시개편안이 특목고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경쟁률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중3에 적용되는 2022학년도 수능에서 국어‧수학‧탐구영역이 지금처럼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정시 비율이 30% 이상 확대되는 등 대입제도가 특목고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면학 분위기가 좋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외고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방 외고는 경기‧고양‧안양‧강원‧전남외고 등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같은 외고라도 진학실적이 우수하고 특성화 프로그램과 면학 분위기가 좋은 학교에만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이사는 “예전에는 외고라고 하면 명문고로 인식돼 일단 지원하고 보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제는 외고 사이에서도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가 뚜렷이 구분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지역 외고는 24일 면접을 해 28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고, 경기지역 외고는 29일 면접을 거쳐 내년 1월 4일 이내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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