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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민간인 첩보에 '국정농단 냄새 풀풀 난다'며 좋아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와 최교일 의원(왼쪽), 김도읍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장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 회의를 마치고 열린 브리핑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와 최교일 의원(왼쪽), 김도읍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장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 회의를 마치고 열린 브리핑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진상조사단은 23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열고 "청와대 특감반이 민간인 신분인 창조경제혁신센터 박용호 센터장을 사찰했고, 이 사실을 민정수석실 윗선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근거로 삼은 건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목록’이라는 문건이다. 지난해 11월 23일 작성된 문서에는 그해 7~11월 김태우 수사관이 생산한 첩보 가운데 외부 기관으로 이첩된 14건의 목록이 적혀있다. 이첩 기관은 감사원(8건), 경찰청 특수수사과(3건), 대검찰청, 인사 비서관실, 환경부 감사관실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당이 문제 삼은 건 3번 목록에 있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박용호 비리 첩보(7월 24일 대검찰청 이첩)’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공공기관도 아닌데 박 전 센터장을 상대로 특감반이 첩보를 수집해 대검에 이첩까지 한 건 민간인 사찰이라는 게 한국당 주장이다. 
 
진상조사단 소속 김용남 전 의원은 “당에 접수된 제보 내용에 따르면 창조경제혁신센터장에 대한 비리 첩보를 생산하자, 민정라인의 상부자들이 ‘국정농단의 냄새가 풀풀 나는 첩보다’라면서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이 첩보를 검찰에 보내서 적폐 수사에 활용하도록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남 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를 마치고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용남 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를 마치고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당은 특히 문서 맨 아래에 적힌 이인걸 특별감찰반장의 서명에 주목하고 있다. 19일 청와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김태우 수사관이) 특감반 초기 이전 정부에서 민간영역까지 다양한 첩보를 수집하던 관행을 못 버리고 민간영역 첩보를 보고했다”며 민간인 첩보 수집은 김 수사관의 일탈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특감반장 서명은) 개인의 일탈에 불과하다는 청와대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중요한 증거”라며 “청와대에는 사찰 DNA뿐 아니라 거짓말 DNA도 있음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조국 수석을 향해서도 “밝혀진 것만으로도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또 현재의 검찰 수사를 ‘쪼개기 수사’라며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김태우 고발사건은 수원지검에서, 한국당의 청와대 고발사건은 서울동부지검에서,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은 대검에서 하고 있다. 사건 배당 행태를 보면 수사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수사를 모두 중앙지검으로 모아 한 번에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이런 식이면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석하는 국회 운영위 소집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 운영위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를 마치고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도읍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를 마치고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진상조사단장인 김도읍 의원은 추가 폭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사 이사장의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하자 청와대 춘추관장이 ‘비위 사실에 관해 확인했으나사실무근이었다’고 입장을 내놨다. 수사기관에 의뢰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이사장 임명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또 다른 여당 실세 의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확인되는 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지시한 바 없다" 해명=이에 청와대는 “박용호 창조경제센터장 첩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이 공개한 목록은 김태우 수사관이 지난해 원소속 청인 검찰 승진심사 때 실적을 제출하겠다고 해 특감반장이 사실 확인을 해 준 것에 불과하다. 감찰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특감반장이 더 이상 절차를 진행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준표ㆍ최경환 건과 비슷한 시기에 보고했는데 짧은 시간 내에 다수의  첩보를 수집하기 어렵다. 김 수사관이 중앙지검 범죄정보팀에서 수집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가 보고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김태우 수사관 측은 청와대 해명을 재반박했다. 김 수사관의 법률 대리인인 석동현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박용호 비위첩보는 지난해 7월 4일 청와대 특감반에 출근한 이후 수집해 정리한 첩보”라며 “내용을 파악해 '이런 게 있는데 쓸까요?'라고 물으니 특감 반장이 '좋다'고 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며칠 확인을 거쳐 7월20일 특감반장에게 보고를 했고 박형철 비서관 보고를 거쳐 7월24일 이첩한 건”이라 주장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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