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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자프로골퍼들 "충격, 배신"...협회 중계권 정책에 반발

일본 여자프로골프투어 연말 시상식. 선수들은 대회 축소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사진 JLPGA]

일본 여자프로골프투어 연말 시상식. 선수들은 대회 축소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사진 JLPGA]

일본 여자프로골프 투어가 중계권을 놓고 협회와 선수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는 올해 보다 대회 수가 2개 줄고 상금도 축소된 2019년 스케줄을 19일 발표했다. 10년 만에 JLPGA 대회가 줄어든 이유는 중계권 때문이다. JLPGA는 지상파 방송사가 가지고 있던 중계권을 협회에 귀속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니혼 TV 계열 방송사들은 이에 반발해 주최하던 3개 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공식적으로 협회에 불만을 표시했다. 선수회장인 히가 마미코와 아리무라 치에는 대상시상식장에서 “브리지스톤 레이디스는 오랜 역사가 있고 나머지 두 대회는 지진 피해 지역의 주민을 응원하는 의미가 있었는데 유감스럽다. 10월부터 협회에 이에 관해 질문을 했는데 ‘선수의 역할은 좋은 경기를 하고 팬들에게 미소를 보내는 것이다. (중계권 때문에 대회가 없어진다는) 기사는 다 거짓말’이라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충격이고 배신당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협회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고바야시 히로미 JLPGA 회장은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비밀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설명을 충분히 못했지만 큰 목적을 위해서란 것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사과했다. 협회는 중계권 수입으로 대회장에 탁아소 등 선수 복지 시설을 마련할 계획을 밝혔으나, 선수들은 그 대가로 3경기가 없어지는 것은 지나치고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본 여자프로골프협회 로고. 공식 명칭은 JLPGA가 아니고 일본 LPGA다.

일본 여자프로골프협회 로고. 공식 명칭은 JLPGA가 아니고 일본 LPGA다.

 
일본 프로 골프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중계권을 협회가 아니라 방송사가 가지고 있다. 직접 스폰서하거나, 후원사를 영입하는 방송사에게 중계권을 주는 시스템이었다. 방송사는 직간접적으로 대회 주최사로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문제도 있다. 일본 방송사들은 주로 딜레이 하이라이트 중계를 하는데 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경기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협회도 방송사를 위해 라이브 스코어를 게시하지 않았다. 과거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소셜미디어가 발달된 후엔 다 알려진 결과가 협회 인터넷에 게시되지 못했다.
  

중계권료가 가장 큰 문제였다. 중계권료는 프로 스포츠의 젖줄로,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국의 KLPGA도 중계권료로 커다란 수익을 올리고 있다. JLPGA는 지난해부터 KLPGA에 찾아와 제도를 연구하고 중계권료를 찾아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JLPGA는 중계권을 협회에서 가지되, 중계권료를 내지 않던 방송사들에게는  공짜로 중개하게 하고, 인터넷 중계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바야시 히로미 회장은 “중계권료를 확보해 협회 재정 기반을 강화하고 선수 연금 등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중계권 개혁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일본 골프다이제스트의 다치가와 마사키 기자는 "선수들이 매우 화가 났다. 일반적으로 일본인들은 매우 참을성이 많은데 이번에 선수들은 회장을 바꾸려는 것 같다"고 했다. 고바야시 히로미 회장은 스타 선수 출신으로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았지만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니혼 TV계열사 이외에도 NHK와 후지 TV 등도 중계권 변화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일본 투어에 정통한 관계자는 “스폰서들이 협회 보다는 방송사의 눈치를 많이 보기 때문에 대회가 더 줄어들 수 있다. 어느 쪽으로 갈피를 잡을지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일본 골프다이제스트는 “협회의 의사소통이 원할치 않아 불만이 많은 방송사와 스폰서도 있어 내년에도 불씨는 계속 남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시스템을 갖고 있는 일본 남자 투어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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