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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없었는데도 쓰나미…“해저 산사태에 만조 겹쳐 참사”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근처 해변에 쓰나미가 닥쳐 최소 2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2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오후 9시 30분쯤 순다 해협 일대를 덮친 쓰나미로 오후 6시 기준 최소 222명이 숨지고 84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사상자 규모를 파악하는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 인도네시아 반텐 주 차리타 해안에서 한 주민이 쓰나미에 휩쓸려 무너진 집을 살피고 있다. [AFP=연합뉴스]

23일 인도네시아 반텐 주 차리타 해안에서 한 주민이 쓰나미에 휩쓸려 무너진 집을 살피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행객 외위스테인 룬 안데르센은 BBC에 “거대한 파도가 호텔을 덮쳤고, 도로에 차들이 떠다녔다. 사람들은 쓰나미를 피해 높은 언덕으로 뛰었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건물 수십 채가 무너지고 해변에 주차된 차량 수십 대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텐 주 탄중 르숭 해변에선 현지 록밴드 '세븐틴'의 공연이 진행 중이던 콘서트 현장이 쓰나미에 휩쓸리는 바람에 베이스 연주자와 매니저, 관람객 등 최소 7명이 숨지고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특히 이번 쓰나미 발생 전까지 어떤 지진 활동도 감지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드위코리타 카르나와티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이하 지질청) 청장은 이날 “이번 쓰나미는 지진 활동이 없는데도 발생했다”면서 “지난 9월 28일 술라웨시 섬 팔루 지역을 덮쳤던 대형 쓰나미와 마찬가지로 해저 산사태가 쓰나미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쓰나미 규모가 최대 3m로 그다지 크지 않음에도 222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은 만조(滿潮)와 해저 산사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조는 하루 중 해수면이 가장 높아져 있는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카르나와티 지질청장은 "쓰나미 발생 시각이 밀물 때라서 대형 참사가 초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만조 때문에 파도가 해안가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고, 여기에 작은 쓰나미가 겹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큰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질청 전문가들은 전날 순다 해협에 있는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이 네 차례 분화를 한 게 해저 산사태의 원인이 됐는지 여부를 파악 중이다. 지질청은 화산 분화의 영향으로 해저 산사태가 발생했고, 이것이 쓰나미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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