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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항 거부로 '죽음의 바다' 떠도는 난민들…"이건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리비아 인근 해안에서 스페인 NGO에 구조된 신생아 [AP=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간) 리비아 인근 해안에서 스페인 NGO에 구조된 신생아 [AP=연합뉴스]

크리스마스를 나흘 앞둔 지난 21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리비아 인근 해안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유럽을 향해 고무보트에 몸을 싣고 바다를 건너던 산모는 다른 난민들과 함께 스페인 NGO인 프로악티바의 선박에 구조됐다. 예정보다 사흘 일찍 태어난 아이의 생명이 위독했지만, 인근 국가 중 구조선의 입항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리비아에서 가까운 몰타와 이탈리아 정부는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했다. 프랑스와 튀니지, 리비아 정부도 입항 요청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프로악티바가 전했다.
 
구조단체 직원이 바다에서 구조한 소년을 안고 있다. [AP=연합뉴스]

구조단체 직원이 바다에서 구조한 소년을 안고 있다. [AP=연합뉴스]

 갈 곳이 없어지자 프로악티바 측은 인스타그램에 임산부와 어린이, 갓난아이 등 ‘죽음의 바다'에서 구조된 난민 311명의 사진을 올렸다. 몰타 정부가 식량 제공을 거부했다며 “이것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다"고 적었다.
 
 그러자 몰타 정부는 헬기를 이용해 구조선에서 생명이 위독한 갓난아이와 산모만 끌어올린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식량 제공 거부에 대해 몰타 정부 대변인은 “구조선 관계자가 이틀 치 식량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스페인 구조선은 인근 국가들이 모두 입항을 거부하자 스페인 남부 항구로 가기 위해 항해 중이다. NGO 단체들은 "이것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스페인 구조선은 인근 국가들이 모두 입항을 거부하자 스페인 남부 항구로 가기 위해 항해 중이다. NGO 단체들은 "이것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난민에 반대하는 극우 동맹당 출신으로 난민 구조선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마테오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이탈리아 항구는 닫혀 있다"고 거듭 밝혔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점심 메뉴 사진을 올린 뒤 잘 먹었다고 적기도 했다. 프로악티바 구조단체의 설립자인 오스카 캄프스는 “미래 세대가 살비니를 부끄러워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근 국가들이 모두 거부하자 구조선은 스페인 남부 항구를 향해 가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스페인 정부가 허가해줬기 때문인데, 항해에 5~6일가량 걸릴 예정이다. 
 
독일 NGO인 시 워치 소속 구조선도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기 위해 바다로 나선 33명을 구조한 뒤 입항할 곳을 물색 중이다. 시 워치 측은 SNS에 “크리스마스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들을 내려줄 안전한 항구"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기독교 정신을 말로만 하지 말고 이제 실천할 때다. 안전한 항구가 크리스마스이브 전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럽을 향해 지중해로 나서는 난민들을 NGO 단체들이 구조하고 있지만 이들의 입항을 받아주는 유럽 국가는 사라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을 향해 지중해로 나서는 난민들을 NGO 단체들이 구조하고 있지만 이들의 입항을 받아주는 유럽 국가는 사라지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난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1300명 이상이 이탈리아나 몰타에 도달하기 위해 바다로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UN은 리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이 법질서가 취약한 나라에서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과 10대 소녀들이 유럽 밀항업자나 인신 매매업자 등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 리비아 전역에서 총상이나 고문, 화상 등을 입은 신원 불상의 시신이 발견되는 일도 잦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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