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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과 폭력, 경계를 오가는 아이들…거제 학교폭력 CCTV 보니

가해학생이 A군의 목을 조르는 모습(왼쪽)과 쓰러졌던 A군이 다시 일어나는 모습(오른쪽)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가해학생이 A군의 목을 조르는 모습(왼쪽)과 쓰러졌던 A군이 다시 일어나는 모습(오른쪽)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청소년들의 위험한 놀이문화로 알려진 이른바 '기절놀이'가 행해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기절놀이는 일부러 목을 조르거나 가슴을 세게 눌러 일시적으로 사람을 실신시키는 일종의 청소년 놀이문화로, 과거부터 그 위험성이 경고되어 왔다. 
 
22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거제의 한 학교에서 일어난 학교폭력의 진실을 다뤘다. 해당 사건은 "친구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고, '기절놀이'로 정신까지 잃었다"는 피해학생 A군과 "A군 측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며 A군은 기절한 적 없다. 단순 장난이었다"는 가해학생들 측의 충돌에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A군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학생들에 대한 합리적 처벌을 해 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리며 세간에 알려진 바 있다. 현재 A군은 4개월 째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고 병원치료를 받고 있고, 가해학생 측은 교내 학교폭력위원회를 거쳐 강제전학을 당한 상황이다.  
 
SBS 측은 A군 측과 가해학생 측의 주장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교회 예배를 마치고 함께 이동했을 시간 주변 CCTV영상을 공개했다. 
 
가해학생들 인터뷰 모습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가해학생들 인터뷰 모습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1분 남짓한 영상에서 가해학생 중 한 명은 A군의 뒤에서 목을 졸랐다. A군은 숨이 쉬어지지 않는 듯 가해학생의 팔을 툭툭 쳤지만, 가해학생은 팔을 풀지 않았다. 두 학생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가해학생은 곧바로 일어났다. A군은 처음에는 일어나지 못하다가 친구들이 툭툭 치자 벌떡 일어나 다시 걷기 시작했다. SBS측은 A군이 갑자기 일어나며 엷은 미소를 띠었다고 전했다. 
 
A군은 당시 일어나며 미소를 보인 이유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웃은 것은 전혀 기억이 안난다. 왜 웃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엄청 무서웠다. 그냥 죽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눈 떴을 때 흐릿흐릿했다"고 말했다.   
 
피해학생 A군 인터뷰 모습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피해학생 A군 인터뷰 모습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이에 가해학생들은 "목조르기를 심하게 한 적 없고, 장난이었다"고 토로했다. "당시 A군은 기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반성문에 '기절'이라고 표현을 쓴 것은 A군 엄마의 폭언과 강압에 의해 썼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학생 중 한명은 "제가 생각하는 기절은 바닥에 쓰러지고 정신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상태를 기절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A군은 전혀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거나 그런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을 본 전문가들의 해석도 달랐다. 영상을 본 손병철 신경외과 전문의는 "가해학생들이 말하는 목 조르기는 상황보다는 훨씬 더 과격한 상태다. A군이 주장하는 목졸림 상태가 설명은 타당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많이 위험해 보이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목 졸린 시간이 짧기 때문에 숨을 못쉰다거나 정신을 잃을 정도로 기절상태까지 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성섭 유도(柔道)융합발달센터 센터장은 "가해학생들의 목조르기 기술은 기도뿐만 아니라 양쪽 경동맥을 조르는 행동이다"며 "A군이 가해학생의 팔을 당겨 느슨하게 하려고 했지만, 가해학생이 기술을 풀지 않았다"면서 "둘이 넘어진 뒤 저항이 없다고 판단해서 그제서야 풀어줬다. A군이 잠깐 기절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면 기절을 할 수 있다. 의식을 잠깐 잃었다가 툭툭 치니까 기절에서 깬 것"이라면서 "유도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목 조르기를 하면) 일시적 기절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A군이 쓰러지면서 떨어트린 휴대전화에 주목했다. A군은 넘어지기 전 까지 손에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지만,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 걸을 땐 휴대전화를 떨어트린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에 이 교수는 "의식이 아득해지는 경험은 틀림없이 있었던 것 같다. 의식이 완전히 끊기는 순간이 있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있다가 쓰러져서 놓쳤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의식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A군이 목조르기를 당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다시 어울려가는 행동을 지적했다. 
 
공 교수는 "이러한 일들이 아이들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인 학대인 것"이라며 "이를 그대로 보고만 있다는 것은 학습된 무기력 상태  
저 아이가 나한테 가해를 가더라도 일종의 목 조르는 행위를 하더라도 내가 저기에 저항할 필요가 없다고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소년 사이의 기절놀이는 과거부터 위험한 놀이로 알려져왔다. 2006년에는 기절놀이를 하던 중학생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열흘 간 병원에 입원했고, 2007년에는 혼자서 기절놀이를 즐겨하던 한 학생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가 결국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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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