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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색 잃어가는데···팽목항 분향소에 속 타는 진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팽목항의 새 이름인 진도항 개발 공사를 위해 지난 9월 철거 계획이었지만 일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의 추가 추모 시설물 설치 요구에 부딪혀 여전히 그대로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팽목항의 새 이름인 진도항 개발 공사를 위해 지난 9월 철거 계획이었지만 일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의 추가 추모 시설물 설치 요구에 부딪혀 여전히 그대로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조립식 건물 형태의 분향소 주변 곳곳에 심하게 녹이 슨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세월호ㆍ촛불 모양 조형물이다. 원래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의 노란색이었지만 염분이 섞인 바닷바람에 날이 갈수록 색을 잃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겨울철로 접어들며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분향소를 찾는 발걸음은 예전과 비교해 많지 않았다. 영정으로 채워졌던 분향소 내 제단에는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들의 반별 단체사진이 내걸려 있었다. 분향소 주변에는 이동식 컨테이너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유가족과 진도군의 합의에 따라 지난 9월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그대로였다.
 
유가족과 진도군은 원래 세월호 선체를 인양할 때까지만 분향소를 운영키로 했다. 양측은 지난해 3월 세월호가 인양된 뒤 올해 4월 참사 4주기를 맞아 합동 영결식을 치르자 분향소를 철거키로 했다. 분향소 부지에서 팽목항의 새 이름인 진도항 개발 공사가 진행되는 점에서다. 낡은 항구 대신 새 항구를 만들고 여객선터미널을 짓는 공사다. 제주와 진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취항한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팽목항의 새 이름인 진도항 개발 공사를 위해 지난 9월 철거 계획이었지만 일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의 추가 추모 시설물 설치 요구에 부딪혀 여전히 그대로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팽목항의 새 이름인 진도항 개발 공사를 위해 지난 9월 철거 계획이었지만 일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의 추가 추모 시설물 설치 요구에 부딪혀 여전히 그대로다. 프리랜서 장정필.

유가족들은 지난 9월 초 팽목항 분향소를 찾아 영정을 정리했다. 세월호 참사 4년 5개월, 분향소 설치 3년 8개월 만이다. 이후 진도군은 분향소 건물과 숙소, 식당 등으로 쓰이던 주변 컨테이너를 철거하려고 했지만 일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일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는 팽목항에 또 다른 추모 시설물 설치를 요구하며 분향소 철거에 맞서고 있다. 분향소 자리에 추모비나 기념비를 세우고 추모 공원과 기록관 등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향소 철거 합의 때는 없었던 요구인 데다가 진도항 공사 계획에도 차질을 줄 수 있어 진도군과 전남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팽목항에서 약 4.16㎞ 떨어진 곳에 이미 ‘세월호 기억의 숲’이 조성된 점, 팽목항 인근에 조성이 추진 중인 진도 국민해양안전관에 추모 시설물이 놓일 예정인 점에서도 이 같은 요구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진도군의 입장이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팽목항의 새 이름인 진도항 개발 공사를 위해 지난 9월 철거 계획이었지만 일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의 추가 추모 시설물 설치 요구에 부딪혀 여전히 그대로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팽목항의 새 이름인 진도항 개발 공사를 위해 지난 9월 철거 계획이었지만 일부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의 추가 추모 시설물 설치 요구에 부딪혀 여전히 그대로다. 프리랜서 장정필.

진도군은 지난 18일 4ㆍ16가족협의회를 찾아가 당초 합의대로 팽목항 분향소를 철거하는 데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현재 팽목항 분향소에는 세월호 사고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가 홀로 머물고 있으며 시민사회단체가 때때로 찾아가 추모하고 있다. 분향소를 포함해 모두 7개의 조립식 건물 또는 이동형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최근에는 일부 유가족들 사이에서 세월호 침몰 현장 인근의 작은 섬인 동거차도에도 추모 시설물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섬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구조를 도왔다. 유가족들은 이 섬 꼭대기에 초소를 설치한 뒤 세월호 인양 과정을 기록해왔다. 이 같은 의미를 담아 동거차도에도 추모 시설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가 바뀌기 직전까지 팽목항 분향소 철거를 시작하지 못한 데다가 동거차도 추모 시설물 요구 이야기까지 나오자 진도군과 주민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분향소 철거와 진도항 공사를 계기로 세월호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길 바라지만 자칫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거나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서다.
 
다만 진도군은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내년 초에는 팽목항 분향소 철거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 때 누구보다도 아파하며 유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탰다”며 “이제 진도가 세월호의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합의대로 진도항 공사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도=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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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