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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법안 약속해 놓고…임시국회도 '입씨름 與野'






【서울=뉴시스】박준호 임종명 강지은 유자비 기자 = 정기국회에서 정쟁에 밀려 합의가 불발된 주요 현안과 민생 법안들을 여야가 임시국회에서라도 처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갈수록 입씨름만 더해가 또 다시 '공전국회'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홍영표 "유치원3법 불발 유감" vs 나경원 "與, 패스스트랙으로 압박"

이른바 '유치원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은 여야 간 조속한 법안처리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막판 9부 능선을 넘지 못하고 헛바퀴만 돌고 있다.

민주당은 사립유치원 자금을 모두 국가관리회계로 일원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국가지원금과 보조금만 국가관리로 일원화하고 학부모 부담금은 일반회계로 이원화하자는 안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비의 목적 외 유용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민주당과 그 보다 수위가 낮은 행정제재를 원하는 한국당의 시각차가 뚜렷하다.

한국당의 파행 선언으로 지난 20일 법안소위 회의가 결렬된 이후 여야는 추가 협상에 나서지 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쪽에 기우는 분위기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 되면 330일간의 심사 기간 이 지난 뒤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이처럼 교육위 법안소위가 파행으로 끝나자 여야는 곧바로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 합의가 불발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키는 데 자유한국당의 협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바른미래당과 함께 패스트트랙을 통해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같은 당의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이 한유총의 편에 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유치원 3법을 막아내겠다는 국민에 대한 대결 선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압박하고 교육부 시행령을 통해 핵심 쟁점을 자기들 취지대로 통과시키고 입법부를 패싱했다"며 "정부가 시행령으로 입법권을 침해했다. 입법권 침해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제동을 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본회의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9시30분 전체회의를 열어 유치원3법 처리 문제를 다룰 예정이나,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한국당과 합의가 무산되더라도 유치원3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교육위의 한 위원은 "법안소위가 파행한 이후로 여야 간 추가 논의는 없었지만 끝까지 한국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며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에 대해 민주당이 거부감이 없어 패스트트랙 가능성이 높지만 가급적 여야가 합의를 이루는 게 국민들 보기에는 모양새가 더 보기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선거제 '갈등의 핵' 연동형 비례제 잡음 여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다루는 선거제도 개혁은 여야가 머리를 맞댈수록 조금씩 논의가 진전되고 있지만 가장 큰 줄기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잡음은 줄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협상의 출발점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필요성 자체에 두고 있는데 반해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비례대표 의석과 지역구 의석 비율에 따라 한국적인 방식을 고려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하는 등 거대양당과 야3당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선거제 개혁에 대해 거대양당이 여전히 부정적 인식을 표하고 있다. 양당은 검토한다고 했지 누가 도입한다고 했냐고 한다"며 "(연동형 비례제 관련 합의는) 대국민 약속이기 때문에 절대로 없던 일로 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산안법 개정안, 여야 이견차 커 '지지부진'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의 12월 임시국회 처리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노사 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청취한 후 쟁점 사항을 정리, 법안 의결을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엉터리 법안"이라는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했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낸 개정안은 정말 검토를 많이 해봤는데 과잉 입법이며, 개념이 아주 모호하다"며 "조문이나 법체계도 아주 불안정성을 갖는다. 산안법 전체가 엉망이기 때문에 논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지루한 힘겨루기 끝에 특수고용노동자, 택배 등 배달업 종사자들의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보건 조치에 대해서만 합의하고, 도급형태 노동자 사안은 절충점을 찾지 못해 24일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소위원장인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청회에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정부가 제출한 산안법 전부개정안은 여러가지로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민주당은 전부개정안으로 처리하자고 하고 야당 측은 현행법을 중심으로 정리하자고 하는 과정에서 형식보다는 실질적 내용이 중요하니까 내용적인 부분부터 합의해나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딸, 문재인 아들 '채용 의혹'…국정조사로 '불똥'

야권에서 정부·여당을 동시에 압박해 이끌어낸 공공기관 고용세습 국정조사도 표류할 조짐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을 중심으로 국정조사에 포함시키자는 요구가 일자, 김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취업 비리 의혹도 국정조사에 포함하자는 역제안을 해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김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적극 임할 것을 촉구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김성태 의원)의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되자 문준용씨 건을 들고 나온 것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은 것이고,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며 "(특혜채용에) 떳떳하다면 물귀신 전법을 쓰지 말고 당당히 국정조사에 임하는 게 국민의 일반적인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진 최고위원 역시 "김 의원은 정치공작, 음모론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지만 딸의 특혜채용 의혹을 분명하게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떳떳하다면 이런저런 조건을 달지 말고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국정조사에 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의원은 추가로 낸 입장문에서 "내 딸은 KT 비정규직도 아닌 파견직 근로자였다"며 채용 특혜 의혹을 거듭 부인하면서 "민주당이나 정의당, 평화당이 정말로 국정조사에 나설 의향이 있다면, '김성태 딸-문준용 동시국조'를 다시 한 번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신분 자체가 파견직 근로자인 마당에, 정규직이 됐든 비정규직이 됐든 'KT에 무조건 입사시키라고 지시를 받았다'는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며 "파견근로자로 설움을 경험하며 일했던 제 딸은 불안정한 비정규직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채시험을 준비했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모든 절차를 거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두고 여야 간 셈법이 복잡한데다, 김 의원 딸과 문 대통령 아들 채용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김상환 대법관 임명동의안, 정쟁에 밀려 해 넘길 수도

한편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여야 합의로 다음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하지만 순조롭지 않아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초 27일 본회의에서 대법관 임명동의안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청와대 특감반 출신 김태우 수사관의 민간인 사찰 폭로로 여야가 연일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정국이 경색되면서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는 정치권의 주된 관심사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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