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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TX강릉선 안전문건 못받고 달렸다

지난 8일 발생한 강릉선 KTX 열차 탈선사고 현장. 이 강릉선의 중요 시설물 관련 서류가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지난 8일 발생한 강릉선 KTX 열차 탈선사고 현장. 이 강릉선의 중요 시설물 관련 서류가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총 14개 서류 중 제대로 다 넘겨받은 건 1개뿐이다." (코레일)
 "14개 중 12개를 개통 전에 이미 다 넘겨줬다."(한국철도시설공단) 
 
 지난 8일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사고의 원인과 책임 여부를 두고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KTX 강릉선의 인수·인계를 두고 서로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23일 코레일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에게 제출한 '강릉선 KTX의 철도 시설물 인수·인계 현황' 에 따르면 총 14개 서류 가운데 지금까지 공단으로부터 온전하게 넘겨받은 서류는 '유지보수 및 운영자 매뉴얼' 1개에 불과했다. 강릉선 KTX는 지난해 12월 22일에 개통했다.   
코레일이 국회에 제출한 KTX 강릉선 철도시설물 서류 인수인계 현황. [국회 송석준 의원실]

코레일이 국회에 제출한 KTX 강릉선 철도시설물 서류 인수인계 현황. [국회 송석준 의원실]

 
 또 준공도서와 공사 사진첩, 개소별 명세표, 결선도, 시험성적서, 시설물 현황표 등 9종류의 서류는 일부만 인계받은 것으로 적혀있다. 아예 하나도 전달받지 못한 서류는 ▶ATS 측정부 ▶신호설비 규격서 ▶신설비 주요 자재에 대한 RAMS, MTBF 자료 ▶기타 필요하다고 협의된 자료 등 4개다. 
 
 이 중 ATS(Automatic Train Stop)는 자동열차 정지장치로 기관사가 신호를 잘못 보거나 신체에 이상이 생겨 실수할 경우 이것에 대해 경고음을 내고, 유사시 열차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기능을 가진 중요한 안전장치다. 
 
 시운전 기간 동안 이런 기능을 측정한 자료가 'ATS 측정부'로 운영을 맡을 코레일로서는 중요한 참고 서류다. KTX 강릉선은 개통 전 시운전을 공단이 직접 담당했다.  
 
 신호설비 규격서나 신설비 주요 자재에 대한 RAMS와 MTBF 자료 역시 안전과 유지 보수를 위해 상당히 중요한 서류다. MTBF는 특정 부품이나 장치가 평균적으로 얼마에 한 번씩 고장을 일으키는지를 표시한 것이고, RAMS는 장치나 부품의 고장률·가동률·유지보수 가능성 등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일부만 넘겨받았거나 아예 받지 못했다는 서류들에 열차 안전 운행과 관련한 내용이 상당수 들어있는 셈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관련 서류들을 개통 전에 다 넘겨받아야 했는데 공단이 인계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개통 이후에도 구두로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역에 나란히 서있는 코레일(왼쪽)과 철도시설공단 사옥. [중앙포토]

대전역에 나란히 서있는 코레일(왼쪽)과 철도시설공단 사옥. [중앙포토]

 하지만 공단 측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코레일이 거론한 강릉선 KTX와 관련한 14가지 서류 중 12가지를 개통 4일 전에 모두 넘겨줬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단 관계자는 "미제출 자료 중 'RAMS와 MTBF 자료 '만 아직 인계하지 않았을 뿐이고, '기타 필요하다고 협의된 자료'는 어떤 걸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코레일도 탈선 사고 이후 국회 보고자료에서 지난해 12월 18일에 공단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았다고 적시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KTX 강릉선은 용지매입 등 부수 절차가 아직 안 끝나서 법적으로는 준공이 안 된 상태로 현재는 준공 전 임시사용허가를 받아 열차가 운행 중"이라며 "내년 하반기에 준공 절차가 모두 끝나면 나머지 서류도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이 탈선 사고 이후 국회에 보고한 자료. '개통 4일전 인수'라고 적혀 있다. [자료 코레일]

코레일이 탈선 사고 이후 국회에 보고한 자료. '개통 4일전 인수'라고 적혀 있다. [자료 코레일]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인수·인계 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공단이 서류를 안 준 게 사실이라면 우선 공단에 큰 책임이 있지만, 그런 상황을 사실상 방치해온 코레일도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열차 안전에 필수적인 서류들이 제대로 인수·인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차 운행이 이뤄졌다면 그건 심각한 안전불감증"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명확히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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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