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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하드 카르텔' 비판으로 막내린 '불편한 용기' 집회

22일 오후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시위'에 입장하려는 여성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 이수정 기자

22일 오후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시위'에 입장하려는 여성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 이수정 기자

22일 오후 1시, 집회 시작 시각이 1시간여 남았지만 광화문 광장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오늘로 6번째 열리는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에 참가하려는 여성들이 시위 장소로 들어가려는 줄이었다. 두터운 점퍼를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빨간 목도리, 빨간 배낭, 빨간 담요 등으로 자신들이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는지 드러냈다. 세종대왕 동상 앞부터 광화문 앞까지는 광장을 둘러싼 직사각형 모양의 펜스가 쳐졌다. 집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넘어서도 줄지어 입장하는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시위대는 곧 광화문 앞부터 세종대왕동상 까지 가득 들어 앉았다. 주최측은 오늘 집회 참가 인원을 2만 명으로 신고했지만 집회 마무리 발언에서는 최대 11만 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22일 열린 제6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광화문 북측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수정 기자

22일 열린 제6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광화문 북측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수정 기자

 
불법촬영물이 유통되는 웹하드 카르텔 비판 주로 이어져
 
"여성들의 피해사실은 당신들의 밥줄이 아니다"
 
22일 열린 제6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에서 '웹하드 카르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백희연 기자

22일 열린 제6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에서 '웹하드 카르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백희연 기자

이 날 집회에서는 여성들을 몰래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웹하드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현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못잡는척 삭제못해 XX한다”, “여자 팔아 쌓아 올린 IT강국”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불법 촬영물이 판치는 현실을 꼬집었다. 특히 오후 4시 20분쯤부터 시작된 '웹하드 카르텔' 퍼포먼스는 여성들을 몰래 찍은 불법 음란물들이 어떻게 촬영되고 유통되는지 보여주고, 검찰과 경찰의 처벌이 너무 미약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피해 여성들이 불법 영상물을 지워달라며 찾은 디지털 장의사들 마저도 웹하드 운영진과 결탁돼 있는 현실을 '웹하드 카르텔'이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유작마케팅 웹하드사 양진호", "대한민국 웹하드 대표이사"처럼 구체적으로 특정인을 지목하는 구호도 외쳤다.
6차 시위에 등장한 '웹하드 카르텔' 비판 피켓. 이수정 기자

6차 시위에 등장한 '웹하드 카르텔' 비판 피켓. 이수정 기자

 
주최 측은 이전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정치적 논쟁으로 번졌던 일을 의식한 듯 집회 중간 중간 집회를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공지했다. 이날의 집회가 "특정 정권이나 세력을 옹호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주최측에서 공식적으로 나눠 준 피켓에 <대한민국 웹하드 대표이사 청와대>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어, 웹하드 카르텔의 원인이 현 정부가 아닌데 왜 청와대를 지목하느냐는 반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주최측은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여성들은 어떤 정부 아래에서도 보호받지 못했다"며 "집회를 열고 있는 이 순간, 문제를 적극 방관하고 있는 현 청와대를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6차 시위 참여하자"…단체 참가도 눈에 띄여 
 
22일 열린 6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시위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외치고 있다. 이수정 기자

22일 열린 6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시위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외치고 있다. 이수정 기자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는 이날 집회에 함께 참가하기 위해 '오픈 채팅방'을 만들기도 했다. 약 600 명의 학생들이 집회 전날부터 오픈 채팅방에 모여 6차 시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집회에 참여할 것을 서로 독려하며 발걸음을 함께 한 것이다. 이전 시위와 마찬가지로 서울이 아닌 부산·광주·대전 등 지역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자는 "오늘 마지막 시위에 참여함으로써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참가자 역시 "이전 시위에는 사진이 찍히거나 테러 당할까봐 못 나갔다"며 "지금까지의 시위 참여자들에게 부채 의식이 있었고 고마운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집회 겹치며 광화문 혼잡…막 내린 '불편한 용기' 시위
불편한 용기의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북측광장 주변으로는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범국민대회 등 여러 단체에서 집회 및 행진을 벌였다. 다른 시위대들이 행진하며 불편한 용기 집회 참가자들을 펜스 밖에서 촬영하려 하자 집회 운영 요원들이 "촬영 하지마세요"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버스 정류장 등 광화문 광장에 있던 시민들은 여러 시위대가 섞여 혼잡스러운 모습을 보고 "광장이 이게 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불편한 용기' 측은 집회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는 지난 8개월 동안 끊임없이 여성들의 인간다운 삶에 대해 이야기 했다"며 "오늘 집회가 진정한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집회를 마무리지었다.
 
이수정·백희연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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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