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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호잉이 쓰던 배트로 볼펜·연필 만들어요."

야구 선수가 쓰는 나무 배트는 조금만 금이 가도 폐품처리한다. 배트에 힘을 실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는 부러진 배트로 연필과 볼펜 등 각종 용품을 만들고 있다. 위기의 가정 밖 청소년(가출 중·고생 등)에게 일거리를 주는 방식이다. 폐품을 재활용하고 청소년 인성도 기르고, 이웃도 돕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학교밖 청소년과 성공회대전나눔의 집 쉼터 청소년, 한화이글스 직원들이 부러진 배트로 만든 목공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학교밖 청소년과 성공회대전나눔의 집 쉼터 청소년, 한화이글스 직원들이 부러진 배트로 만든 목공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4일 오후 대전시 중구 선화동 대전남자단기청소년쉼터(성공회 대전 나눔의 집) 작업장. 쉼터 이민호(34) 지도교사가 “여러분, 이 배트가 한화이글스 주장 이성열 선수가 쓰던 배트입니다. 그리고 이건 김태균 거. 자 오늘도 멋진 작품 만들어 볼까요”라고 한뒤 선반 가동을 시작했다. 쉼터에 머무는 청소년 5〜6명은 선반에 배트를 자르기 시작했다. ‘윙~ 스르르~’하는 소리와 함께 못쓰게 된 야구 배트가 여러 조각으로 쪼개졌다.

성공회대전나눔의 집 공방에 부러진 배트와 배트를 재활용해 만든 제품이 놓여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성공회대전나눔의 집 공방에 부러진 배트와 배트를 재활용해 만든 제품이 놓여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절단한 배트 조각에 드릴로 구멍을 낸 다음 다시 선반으로 둥글게 다듬는 등의 방식으로 연필이나 볼펜을 만들었다. 방망이 재질은 단풍나무로, 무게는 900g~1kg이다. 배트 1개로 연필 또는 볼펜 6~7개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작품의 가격은 1만원부터 5만원까지 다양하다.
 
한화이글스가 올해 마련한 부러진 배트 재활용 프로젝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가운데 처음이다. 정규 시즌 144게임을 치르는 동안 부러진 배트는 약 100여개 발생한다. 시판되는 배트 값은 개당 15만〜30만원 정도다. 한화이글스 오창석 과장은 “부러진 배트는 충분히 멋진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고, 학교 밖 청소년에게 작업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공회 대전나눔의 집 쉼터 청소년들이 지도교사를 따라 부러진 배트로 목공품을 만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성공회 대전나눔의 집 쉼터 청소년들이 지도교사를 따라 부러진 배트로 목공품을 만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이글스는 지난 5월 배트 재활용(업 사이클링)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곳 청소년 쉼터에 머무는 청소년들이 매주 토요일에 배트로 연필 등을 만든다. 청소년들은 일주일에 1〜2회 하루 3시간 정도 작업한다. 보통 하루에 5명 정도가 참여한다. 이들에게는 시간당 1만원 정도의 작업비를 준다. 한화이글스 직원들도 참여해 이들 청소년을 돕는다. 
 
청소년들이 만든 물품은 시즌 중 벼룩시장을 열어 팬들에게 판매한다. 지금까지 수익금 500여만원은 전액 대전지역 청소년 기관에 기탁했다. 한화이글스 구현준 대리는 “배트로 만든 연필·명함꽂이·열쇠고리 등 각종 목공 제품이 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내년에는 헌 야구공도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화이글스 구단 관계자들이 시즌 도중 배트로 만든 목공품을 팬들에게 팔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이글스 구단 관계자들이 시즌 도중 배트로 만든 목공품을 팬들에게 팔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청소년쉼터 김균섭(48)소장은 “이 작업이 위기의 가정밖 청소년에게 성취욕을 심어주고 용돈도 벌게 해 주고 있다”며 “학교 밖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작업에 참여한 김성호(가명·중3)군은 “이성열, 김태균, 호잉, 정근우 등 한화이글스의 유명 선수의 부러진 배트로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어 기분 좋다”고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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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