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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사고 후 가스누설경보기 품귀 사태···"파는 데가 없다"

 보일러 배기구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연통 모습. 강릉 펜션 사고 후 강릉지역에서 가스누출경보기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포토]

보일러 배기구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연통 모습. 강릉 펜션 사고 후 강릉지역에서 가스누출경보기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포토]

“지금 재고가 없다. 지금 강릉시 내에 파는 데 없을 거다.”
 
강릉에 있는 D철물점에 가스누출경보기를 사려고 문의하자  “다 동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강릉 펜션 사고가 발생하자 강릉에서는 가스누출경보기 품절 현장이 일고 있었다. 이날 중앙일보가 강릉시 내 철물점과 보일러 부품 판매점 36곳을 확인해 본 결과 가스누출경보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36곳 중 가스누출경보기를 판매한다고 답한 곳은 15곳이고, 이중 재고가 남아있는 곳은 단 2곳뿐이었다. 나머지 13곳은 “재고가 없다”고 답했다. 21곳은 아예 가스누출경보기를 취급하지 않았다. 평소 많이 팔리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흥철물건재를 운영하는 최성규씨는 “사고 난 날부터 전화가 계속 왔다. 지금 20개 추가 주문하려 했더니 그쪽도 물건이 없다고 10개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씨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만 두 명의 고객이 가게를 방문해 가스누출경보기를 찾았다. 이들은 타이머 기능이 있고 자동으로 가스 누출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는 제품을 원했다. 최씨는 “재고가 떨어져서 다른 가게 안내하고 있지만, 그곳에서도 물건을 살 수 있을 거라 장담할 순 없다”고 말했다.
 
가스누출경보기는 실시간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재고가 4개 남아있다고 답한 S상점에 직접 사진을 찍으러 방문했더니 남아있는 건 1개뿐이었다. 주인은 “그 사이 3개가 팔리고 딱 1개 남았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수요 폭증에 철물점마다 재고 확보가 비상이다. 철물점 주인들은 보통 5대~10대 정도 가스누출경보기를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달에 1개도 팔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D철물점 관계자는 “5대 정도 재고 있었는데 평소 팔리지 않아 신경 쓰지도 않고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에 1대도 안 팔리던 제품이 하루에 5대는 팔리니 단순 계산하면 판매량이 100배 늘어난 셈”이라며 “재고는 25일은 돼야 들어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철물점 관계자 역시 “원래 판매 안 했는데 많이 찾아서 들여놓으려고 알아봤더니 다음 주는 돼야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강릉 펜션 사고 3일째 강릉시에서 가스누설경보기 품절 현상이 일어났다. [인터넷 캡처]

강릉 펜션 사고 3일째 강릉시에서 가스누설경보기 품절 현상이 일어났다. [인터넷 캡처]

 
갑작스러운 가스누출경보기 품절사태에 불안해하는 강릉 시민도 많았다. 강원도 강릉시 홍제동에 한아파트에서 사는 이청혁(36)씨는 사고 이후 보일러 연결되는 부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지인을 만나도 너희 집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디 확인해야 하는지, 연통 등 보일러 관련 이야기를 주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3살 난 아들이 있는 박진현(32)씨는 가스누출경보기가 있지만, 잘 작동하는지 다시 점검했다. 그는 “가스누출경보기가 잘 작동하는지 비눗방울로 검사하고 화재경보기에 라이터도 대봤다. 아이가 있으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보일러의 일산화탄소 누출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검사로 충분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보일러와 배기관이 나사로만 고정돼 있으면 안 된다. 꼭 내열 실리콘이 잘 발라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급기관이 수평이나 아래를 향하면 빗물이 들어올 수 있으니 반드시 위를 향해 설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릉=이태윤 기자, 남궁민·심석용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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