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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위에 코트 ‘서베리아’ 한파 걱정 없는 젠틀맨

[두 남자의 스타일 토크] 남자들의 겨울 패션
우중충한 색상의 롱패딩 일색인 거리에서 밝은 색상 코트는 점잖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사진 쇼앤텔]

우중충한 색상의 롱패딩 일색인 거리에서 밝은 색상 코트는 점잖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사진 쇼앤텔]

신동헌(이하 신): 겨울이 되면 옷 입기 좋다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패션 피플의 시선에서 보면 어떨까.
 
남훈(이하 남): 여름과 겨울이 충격적으로 길어지면서 옷차림도 양극화되는 느낌이다. 여름에는 반팔, 겨울에는 패딩 이런 식으로 옷차림도 고정되는 느낌이다. 플란넬 슈트나 캐시미어로 커버할 수 없는 메서운 겨울 바람에 패딩은 물론 실용적이지만, 온 거리가 블랙 패딩으로만 넘쳐나는 모습은 왠지 아쉽다. 날씨가 춥긴 해도 여전히 비즈니스와 관혼상제 혹은 공연을 보거나 멋진 식당에 가는 중요한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땐 클래식한 코트를 입는 게 멋지지 않을까. 아우터란 일단 입고 있는 의상 전체를 덮어버리기 때문에 겨울이라면 패딩이나 코트의 선택 그 자체가 착용자의 안목을 드러낸다. 그래서 잘 선택했으면 한다. 그리고 코트 외에도 머플러나 장갑, 캐시미어 스웨터 같은 즐길 만한 겨울 복장들이 많으니 나는 사실 겨울이 반갑다. 옷은 그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기도 하고.
 
: 코트가 격식을 차리는 것, 패딩은 좀 캐쥬얼한 것이라는 인식 자체가 추위 때문에 사라져버리는 느낌이다. 온도 차이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다.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거나 실내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사람의 경우는 옷이 두꺼울 필요가 없으니 코트로 멋을 부려볼 수 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는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워낙 심하니 옷을 어떻게 입어야할지 모르겠다는 거다.
 
 
비싸지 않은 캐시미어 니트 많이 나와
 
코트와 머플러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사진 체사레 아톨리니]

코트와 머플러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사진 체사레 아톨리니]

: 아주 두터운 옷을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몇 개 입는 것이 보온에는 더 도움이 된다. 두터운 외투를 입었어도 안에는 얇지만 보온성이 뛰어난 캐시미어 니트, 혹은 울 스웨터를 입으면 되지 않을까. 물론 캐시미어를 사치스럽게 여기는 분도 계시겠지만, 요즘은 너무 비싸지 않은 캐시미어 니트들도 SPA 브랜드에서 많이 나온다. 캐시미어는 터틀넥이나 브이넥으로 사두면 오래도록 자주 입을 수 있으니 투자의 개념으로 생각하셔도 좋겠다. 보온을 외투에만 맡기지 말고 머플러나 장갑도 활용하시길.
 
: 패딩이 처음에는 좋은데 겨우내 입다보면 정말 꼬질꼬질해지기 십상이다. 매일 바꿔 입으면 좋지만 추운 날이 계속되면 한 벌로 버텨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 드라이클리닝은 기름으로 지워질 수밖에 없는 얼룩이나 더러움에는 유용하지만 물로 지워질 수 있는 얼룩에는 별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천연 소재로 만든 옷을 자주 드라이클리닝하는 건 오히려 옷에 더러움을 덧입히는 결과를 초래한다. 드라이클리닝한 제품에 비닐이 씌워진 것도 공기가 통하지 않아서 옷에 해롭다. 패딩 같은 외투는 물수건 같은 것으로 살짝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관리를 하는 게 좋겠고, 코트나 자켓도 먼지를 잘 털어주고 통풍에 신경을 쓰셔야 한다. 요즘 출시되는 공기로 옷의 더러움이나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에어드레서 같은 전자제품을 이용하면 관리가 훨씬 편리하겠다.
 
: 아우터를 여러 벌 장만하려고 해도 패딩만 여러 벌 사는 사람, 코트만 주구장창 사는 사람 등, 자기 취향대로만 사게 마련인데, 괜찮은 조합법이 있을까.
 
: 여성복에 비해 남성복은 입는 방법이나 원칙들이 분명한 편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신사들은 겨울에는 슈트나 재킷 위에 코트를 입었고, 캐주얼 니트나 티셔츠와 함께 패딩을 입곤 했다. 주중이나 주말에 포말과 캐주얼을 구분하는 간결하고 편리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규범보단 자유로운 개성을 먼저 생각하는 남성들이 슈트 위에 패딩을 입기도 하고, 티셔츠 위에 점잖은 코트를 입으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두 가지 대표적인 아우터를 유연하게 믹스하면서 새로운 스타일링이 출현했고, 같은 아이템으로 여러 가지 연출을 가능하게 한 실용적인 의미도 있다.
 
슈트와 코트로 중년 남성의 중후함을 드러낸다. [사진 체사레 아톨리니]

슈트와 코트로 중년 남성의 중후함을 드러낸다. [사진 체사레 아톨리니]

: 코트는 아무래도 춥다는 인식이 있는데, 따듯하게 입는 방법이 있을까. 이너 웨어는 어떻게 고르는 게 적당할까.
 
: 슈트 위에 입는 오버코트도 있고, 자켓 같은 상의를 생각하지 않고 니트 위에 입는 코트도 있다. 가끔 러시아만큼 추워지는 한국 날씨를 감안해서 디자이너로서 안감에 충전재나 다운을 넣어서 보온성을 높인 코트를 최근에 만들었다. 코트가 춥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인 제품이겠다. 더불어 코트 안에 자켓을 입는다면 카디건을, 니트와 함께라면 패딩 베스트를 입으시면 패딩 못지않은 훈훈한 역할을 한다.
 
: 겨울 슈트는 별도로 맞춰야 하나. 코트 같은 아우터를 입기 때문에 핏이 다르다든지 여름 슈트와 다른 점이 있는 건가. 코트도 맞추는가.
 
: 여름과 겨울 슈트는 일단 소재의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도톰한 소재들을 사용하니까 여름용 슈트보단 아주 미세하게 사이즈를 크게 만든다. 여름용 슈트라면 안에 셔츠가 전부지만 겨울용에는 터틀넥 니트나 카디건을 입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요즘은 슈트와 재킷, 셔츠를 넘어 코트까지 맞추는 분들이 있다. 여성은 겨울에 모피를 입으면 주변에 은근히 자랑이라도 되지만, 남자 옷은 아무리 원단이 좋고 메이킹에 공을 들였더라도 일단 그런 표식이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맞춤복을 입는 분들은 옷과 자신의 삶을 즐기고,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신사라고 생각한다.
 
 
해군 제복 피코트에 셔츠·청바지도 무난
 
피코트는 군복에서 시작됐지만 포멀한 느낌부터 캐쥬얼, 터프한 느낌까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사진 폴앤샤크]

피코트는 군복에서 시작됐지만 포멀한 느낌부터 캐쥬얼, 터프한 느낌까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사진 폴앤샤크]

: 개인적으로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자주 입고 나오는 피코트를 좋아한다. 상당히 따듯하고 안에 정장이건 청바지건 아무거나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비니를 쓰거나 장갑을 껴도 잘 어울리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안 입는 거 같은데.
 
: 피코트는 더블 브레스티드에 짧은 기장을 가진 코트인데 포멀과 캐주얼 모두 적절하게 있을 수 있는 품목이라 활용도가 높다. 셔츠와 타이까지 모두 갖춘 슈트 위에 단정하게 입어도 좋고, 스웨터나 청바지와 함께 캐주얼로 즐기는 것도 괜찮다. 현명한 쇼핑이란 이렇게 한 가지로 다재다능하게 활용 가능한 제품들을 구비하는 것 아닐까. 여러 남성복의 유래가 그러하듯 피코트도 영국 해군 유니폼에서 유래했는데, 그래서 네이비, 블랙, 카키, 카멜 등 군복과 유사한 컬러들이 많다. 이미 구비하고 있는 오버코트나 패딩의 컬러들과 다른 제품으로 구비해두면 좋겠다.
 
: 개인적으로 정말 입고 싶은 건 모피다. 남자가 모피를 입으면 의외의 멋이 있던데, 시도할 용기가 안 난다. 무통만 입어도 ‘마피아 같다’거나 ‘일수하냐’ 같은 비아냥을 듣는데. 그거 좀 멋지게 입을 방법 없나.
 
: 꼭 입으셔야 하나? 정말? 많은 동물이 모피 제작 과정에서 학대를 당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모피 금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높은데. H&M 같은 SPA 브랜드에서부터 샤넬, 구찌 같은 럭셔리 브랜드까지 퍼 프리(Fur Free)를 선언하는 곳도 증가하고 있고, 또 소비자들도 모피의 대안으로 인조 모피와 인조 가죽을 받아들이는 추세다. 아직 양모인 울이나 가죽들이 여전히 우리들의 의복을 위해 존재하지만, 서서히 이런 윤리적인 소비 흐름이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성숙한 사회란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미덕으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인조 모피를 입으신다면 너무 차려 입지 않은 느낌으로, 외투 이외에 모든 아이템을 담백하게 구성하시길 권한다. 여러 아이템이 자신을 봐달라고 충돌하지 않도록.
 
: 용기를 내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퍼 프리’는 좋은 단어 같다. 아내가 사달라고 조를 때 써먹으면 되겠다. 요즘 같은 연말연시에는 아무래도 가족 모임이 많은데, 아내와 함께 아우터를 맞춰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여성은 멋지게 모피로 멋을 부렸는데, 남자가 스포츠 브랜드 패딩을 입고 있으면 본의 아니게 악처처럼 보이기도 하던데.
 
: 사람 관계뿐만 아니라 복장도 각 품목들 간의 조화가 중요하다. 그래서 옷차림은 함께 있는 사람들 배려하면서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 아내가 멋진 드레스를 입었다면 남편도 클래식한 슈트나 자켓으로, 또 굳이 차려 입지 않아도 될 자연스러운 자리에는 함께 캐주얼로 편하게 입길 권한다. 어렵지 않다. 이런 배려를 통해 우리 삶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패션이다.
 
신동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左), 남훈 남성복 편집숍 알란스 대표(右)

신동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左), 남훈 남성복 편집숍 알란스 대표(右)

신동헌·남훈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남성복 편집숍 알란스 대표
신동헌 스포츠투데이·에스콰이어 기자를 거쳐 남성패션지 레옹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온갖 놀거리를 섭렵한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패션뿐 아니라 카메라·오디오·전자기타·자동차·모터사이클에 이르기까지 광폭의 취미를 자랑하는 순혈 마초다.
 
남훈 남자의 복장과 패션에 대한 연구를 삶의 목표로 삼은 클래식 슈트 매니어. 패션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러 기업과 협업해서 브랜드와 편집숍을 함께 만들었다. 자신만의 남성복 편집숍 알란스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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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