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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무현 개혁을 뒤집으려 하나”…파열음 낸 국민연금 개편안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에 반발해 정부 위원회 소속 민간위원이 사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사퇴에 이어 두 번째다. 또 다른 위원은 정부 주관 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혁을 뒤집으려느냐”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일이 일어난 건 지난 18일이다. 이날 오후 국민연금심의위원회(위원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이하 심의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위원직을 사퇴했다. 김 교수는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연금 개편안이 재정 안정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재정재계산의 취지를 왜곡했다”며 “정부 개편안이 이미 공개된 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를 담은 것이어서 심의위원회 회의에서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아 사퇴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현행 유지(1안) ▶현행 유지-기초연금 인상(2안) ▶소득대체율 45%-보험료율 12%(3안) ▶소득대체율 50%-보험료율 13%(4안) 안을 공개했다. 1,2안은 현 제도 유지, 3,4안은 노후소득 강화가 핵심이다. 미래 세대 부담을 덜려는 재정 안정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심의위원회는 공익위원, 재계·노동계 대표 등 20명이 참여하는 법정기구다. 김 교수는 공익 대표다. 국민연금 제도와 재정재계산 관련 사항 등을 심의한다.
 
“국민연금 정부안은 진실 왜곡” 김수완 위원 사퇴 파문

 
이에 앞서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도 9월 말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이하 제도발전위) 위원을 사퇴했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오전 박능후 장관 주재로 정부 개편안 전문가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유시민 전 장관이 바보였던 거냐. 2007년 소득대체율을 내릴뿐더러 보험료까지 12.9%로 올리려 했다. 노 정부를 계승한 문재인 정부에서 뒤집으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가 집단이 집단 반발하는 이유는 정부 개편안이 재정안정 방안을 쏙 빼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맞춰 노후소득 보장 강화 위주로 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이런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위원 사퇴로 맞섰다.
 
재정재계산은 국민연금의 건강검진이다. 향후 70년 버티도록 5년마다 건강을 체크한다. 이번이 네 번째다. 1, 2차 때는 제도발전위가 세 가지 안을 냈고, 정부가 이 중 하나를 선택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렇게 파열음이 난 적이 없다. 제도발전위는 8월 ‘70년 적립배율 1배 보유’라는 재정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향후 70년 후에 1년치 연금지급액을 보유하도록 보험료와 소득대체율을 조정해 나간다는 뜻이다. 머나먼 항해의 등대를 세운 셈이다. 1~3차 때는 이런 게 없었다. 그런데 제도발전위는 두 가지 안을 내면서 등대로 가는 세부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자 오건호 위원이 사퇴했다. 이번 정부 개편안에서 등대마저 사라지자 김수완 교수가 사퇴했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과 정부가 미래세대를 위한 장기적 재정안정화를 위해 국민을 설득하고 노력해야 할 의무를 방기하고, 재정계산 결과를 무시한 채 논의를 진행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 재정 부담을 고스란히 후세대 부담으로 넘기는 정부의 무책임에 참담함을 느낀다.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18일 오전 박능후 장관 주최 설명회에서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도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연금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인 윤 박사는 이날 오후 심의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연금은 특정 정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연금 개혁은 특정 정권이나 특정 집단에 편향되면 안 된다”며 다섯 차례에 걸쳐 정부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18일 의견 청취 선에서 심의를 마무리했다. 의결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다. 정부 개편안은 24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전문가 반발과 관계 없이 정부 개편안은 국회로 가게 될 전망이다. 장호연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심의위는 일부 안건을 의결할 때가 있지만 재정재계산 안건은 의결 대상이 아니라 심의 안건으로 다룬다”며 “연금 재정재계산이 보험료-소득대체율의 수리적 계산에만 맞출 수 없다. 다양한 방식을 논의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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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