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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해부① 혁신? 그냥 쪽수로 밀어붙여 이긴 것뿐!

중국 기업의 기세가 무섭다. 빠르게 외국 기술을 카피하더니, 이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외국기업을 밀어낼 기세다. 중국 언론들은 '혁신의 승리'라고 말한다.
 
한국 기업은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사드 사태를 거치며 반토막이 났고 한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20%를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0%대로 쪼그라들었다. 그 사이 중국 기업들은 자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을 하나하나 물리치며 자신들의 영토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정말 혁신하고 있는 것일까?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중국 기업의 성공 기법을 들여다보자.
 
[출처 바이두백과]

[출처 바이두백과]

지금 중국 커피 업계에서는 거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로컬 브랜드인 루이싱(瑞幸, Luckin)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루이싱 커피가 등장한 건 1년여 전이다. 그 짧은 시간에 매장을 1600여개로 늘렸다.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가 1000개의 매장을 내는 데 걸린 기간은 14년이다. 그걸 루이싱은 1년도 안 돼 해치운 것이다. 스타벅스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비결은 싼 가격이다. 루이싱 커피의 가격은 아메리카노 21위안(약 3600원), 바닐라라떼 27위안(약 4600원), 카페모카 27위안, 카푸치노 24위안(약 4100원)으로 스타벅스보다 10위안(약 1700원) 정도 저렴하다. 그들은 '1+1' 전략으로 판다. 하나 주문하면 하나  덤으로 준다. 그러니 가격은 반으로 또 줄어든다. 스타벅스가 당할 수 없다.  
 
[출처 루이싱 커피]

[출처 루이싱 커피]

여기가 끝은 아니다. 배달도 해준다. 커피를 배달해서 먹는다고? 그렇다. 그들은 사무실에서 회의 시작 전 루이싱에 전화를 먼저 건다. 스타벅스도 결국 이 전략에 손을 들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배달 주문을 받기로 했다.  
 
지난 9월, 루이싱 커피는 베이징 심장부에 있는 자금성에 매장을 냈다. 2007년 스타벅스가 철수한 자금성에 11년 만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현재 스타벅스의 가맹점은 대략 3500개. 1년 후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도대체 루이싱에 무슨 신통력이 있었던 걸까?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쪽수로 승부하라!
중국 현지 기업과 외국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시장을 보는 관점이다. 보통 '아무리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면 실패한 장사'라고 여기기 마련이지만 중국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일단 시장을 차지하면 결국 이긴다'고 보는 게 그들의 시각이다.
 
CJ의 중국 합작법인 동방 CJ의 CEO로 근무했던 김흥수 김앤장 고문은 '중국함정(한우덕 저)'을 통해 중국 기업의 속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서방 기업은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다면 시장 점유율은 의미가 없다고 간주합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은 먼저 점유율을 높이고 그다음 수익률을 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누가 이기겠습니까? 시장을 가진 측이 이기는 겁니다.
알리바바도 그랬다. 알리바바는 초기에 기업 간(B2B) 전자 상거래 플랫폼 사업에 집중했다. 보통 전자상거래는 기업과 소비자(B2C) 또는 소비자간(C2C) 거래를 주목했지만 알리바바는 소매 시장보다 도매 시장을 겨냥했다. 중국 각지의 납품업자와 중소 제조업체는 알리바바에서 만나 이메일로 제품과 가격을 조율하며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거래할 수 있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안정적으로 성장하던 알리바바에 2003년 위기가 닥친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이치(易趣)넷’을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아마존도 이에 질세라 이듬해인 2004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조요닷컴(Joyo.com)'을 인수하며 대륙에 발을 디뎠다.
 
알리바바는 어떻게 이들의 공격을 막아냈을까. '타오바오'라는 C2C 플랫폼을 만들어 이베이와 아마존에 도전장을 낸 마윈이 승부수를 던졌다. 무기는 '공짜', 바로 무료정책이었다.  
 
2004년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8200만 달러(약 918억원)를 추가 유치 받은 마윈은 이 돈으로 공격적인 무료 정책을 펼쳤다. 다른 쇼핑몰들은 거래금액의 2%를 수수료로 받았지만 타오바오는 수수료는 물론 등록비, 검색 추천비도 받지 않았다. 중국 기업 특유의 '마켓 쉐어 퍼스트(Market share First)' 전략이 나온 것이다. '밑지는 장사'를 하는 기업의 기세는 막을 수 없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알리바바는 수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는 공짜로 포스팅하니까 좋은 거죠. 어디로 가겠습니까. 당연히 타오바오로 몰린 거지요. 포스팅하는 물건이 많은 플랫폼이 이기는 법입니다.
개점 6개월 만에 타오바오는 글로벌 사이트 순위 100위 안에 들었다. 9개월 후에는 Top 50, 1년 후에는 Top 20위 기업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05년 초에는 타오바오 회원 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1000만명 회원을 거느린 이베이보다는 적었지만, 취급 상품 수와 검색량, 거래금액 등 실질적인 지표는 모두 이베이를 넘어섰다.  
 
이후 타오바오가 수수료를 유료화했지만, 판매자와 소비자는 타오바오를 계속 이용했다. 피나는 경쟁만 4년, 결국 이베이는 2006년에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아마존은 중국 시장점유율 1%대에 만족해야 했다.  
 
2007년 타오바오는 시장점유율 70%에 육박하는 독점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알리바바는 2008년 기업형 판매자들을 위한 B2C 사이트 '티몰'을 시작하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물량 공세를 통해 상대를 제압한다.

루이싱 커피도, 15년 전 알리바바도 마찬가지다. 얼핏 허술해 보이는 중국 기업은 눈 떠보면 어느새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해있다. '지피지기'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 진출을 꿈꾸는 우리 기업이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차이나랩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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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