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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린온 추락, 일부 유족들 "佛업체 책임 인정 증거 대라"

지난 7월 발생한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원인을 조사하는 민·관·군 합동 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가 유럽의 부품 제작사의 과실을 주요 사고 요인으로 꼽으면서도 정작 해당 업체가 책임을 인정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공개 협정이라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유족이 “사고 원인을 제공한 업체의 책임 표명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오후 포항 해병대 항공대 마린온(MUH-1)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 널부러진 파편들. 뉴스1

지난 7월 20일 오후 포항 해병대 항공대 마린온(MUH-1)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 널부러진 파편들. 뉴스1

21일 군 당국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고 조사에서 에어버스 헬리콥터(AH)·한국항공우주산업(KAI)·조사위 등 3자가 비공개 협정(Non Disclosure Agreement)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AH가 보내온 공식 조사 서류는 비공개로 분류되고 있다. AH는 KAI에 부품을 납품하는 프랑스 업체로 이번 사고의 주요 책임 업체로 거론돼왔다. 군 당국은 이런 협정 때문에 프랑스 업체가 과실을 인정했어도 공식적으로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사위는 지난 9월 21일 중간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로터 마스트'라는 부품의 결함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지난 9월 21일 중간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로터 마스트'라는 부품의 결함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진행된 조사 결과 발표도 AH와 AH 하청업체 오베르&듀발(A&D)의 입장은 빠진 채 해당 업체 외에 다른 데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조사위는 마린온 추락이 불량 로터마스트 때문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로터마스트는 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프로펠러를 돌리는 중심축이다. 
 
조사위에 따르면 이 부품에 대한 1차 공정을 담당하는 업체 A&D가 공랭식으로 해야 할 열처리를 수랭식으로 해 최초 불량이 발생했고, 이후 로터마스트 완제품 제작사인 AH는 검사 단계에서 불량품을 거르지 못했다. 불량 로터마스트는 KAI에 납품돼 마린온에 조립됐다. KAI는 품질보증서로만 불량 유무를 판단하기 때문에 AH로부터 들여온 로터마스트에 문제가 있었는지 사전에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사위는 또 비행기록데이터 분석결과 시험비행 절차를 준수했고, 항공기 계통별 조사 결과에서도 조정·엔진·동력전달 계통에 이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된 진동 문제도 파단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로터마스트가 사고 원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해군호텔에서 열린 마린온 추락사고 조사결과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유가족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해군호텔에서 열린 마린온 추락사고 조사결과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유가족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일각에선 이들 프랑스 업체가 과실 책임을 어느 정도로 인정했는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AH 등 프랑스 업체가 일부 실수를 인정한 건지, 조사위 발표대로 모든 책임을 인정한 건지 확실하지가 않다”며 “향후 책임 소재를 놓고 법적 공방이 일어날 경우 유족 측 주요 근거가 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조사위의 일방적인 발표만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유족은 군 당국과 조사위에 프랑스 업체의 조사 보고서 열람 신청을 했지만 거부 당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반발해 전날(20일) 열린 유족 설명회에 다섯 가족 중 한 가족이 불참하기도 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A&D 제조 공정상 오류가 있었던 건 인정 여부를 떠나 팩트”라며 “AH의 검사 과정의 경우 검증 기계와 절차에선 특별히 문제가 없어 작업자의 실수를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H에서 해당 검사 작업을 하는 직원은 본인의 과실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로 순직한 박재우 병장의 삼촌 박영진 변호사는 “교통사고가 나도 과실 비율을 따진다”며 “A&D가 (책임을) 인정을 했다고만 하지 말고 무엇을 어떻게 인정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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