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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모습도 기분도 맞춰주는 손주, 신통방통 합니다

기자
더오래 사진 더오래
[더,오래] 전구~욱 손주자랑(3)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 중앙일보 더,오래가 마음껏 손주자랑 할 기회를 드립니다. 나와 똑 닮은 손주가 있다면 중앙일보 시민마이크에 들어오셔서 손주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주세요. 독자 여러분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응모 사연 5건씩 모아 모두 소개해드립니다.
 
류병숙 "동시 쓰는 취미까지 나랑 닮았어요"
 
저의 손녀를 소개합니다. 2018년 4월 어느 날 서울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 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나이는 만 5년 7개월, 저와 웃는 모습이 많이 닮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 더 깜짝 놀란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제가 취미로 동시를 써오고 있는데, 우리 집에 올 때마다 제 책꽂이에서 동시집을 자주 뽑아 읽더니, 이 녀석이 드디어 시를 썼답니다. 주위에서 "할머니 닮았구만" 하고 입을 모으는데, 제가 듣기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한번 감상해 보시죠. 틀린 철자 그대로 옮겨 적어 봅니다. 
 
부슬비가 커저서
 
부슬부슬 부슬비가
내리다가
장데장데  장데비가
내리다가
어느새 함박함박 함박눈이
내리다가
어느새 그쳤내. 
 
*시에 그림까지 그리고 가격까지 써놓았답니다. 
9000000....원이라고 동그라미가 수십 개 붙었는데 이곳에 모두 옮길 수가 없군요.
 
고도경 "입는 옷, 행동까지 따라한답니다"
 
작은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딸 내외와 같이 지내다 어느 날 제게도 첫 손주가 생겼습니다. 자영업이다 보니 명절 하루 쉬는 날도 없이 아침 9시면 나가 저녁 11시가 넘어들어오는 아빠 덕에 이 녀석은 아무래도 아빠 정을 할아비인 저에게서 느끼며 큰 거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입는 옷이며 행동까지 따라 하는 손주 녀석인데, 사실 집안에서 쓰고 있는 저 털모자는 제가 십여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겨울이면 머리가 시큰거리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은 그것마저도 좋아 보이는지 서랍 뒤져 모자 찾아와서는 꼭 저렇게 따라 쓰고 제 아비 장사한 돈 정리 도와주는 모습입니다. 하하! 17년 1월 집에서 찍은 사진이니 요 이쁜 녀석이 딱 두돌 때네요. 지금은 또 훌쩍 커서 곧 네돌을 맞습니다.
 
두 번째 사진은 작년 봄, 애 봐주시느라 고생한다며 꽃게 좋아하는 저 대접한다고 꽃게 철에 딸 내외와 시간 내서 태안 가 꽃게도 먹고 간월암 구경도 가고 좋은 시간 보낸 순간입니다. 오랜만에 나와 가슴이 확 트여 기분 좋게 걷고 있는데 어느샌가 뒤에 따라와 똑같이 뒷짐 지고 걷는 손주 녀석을 딸아이가 뒤에서 찍어줬네요.
 
평소에는 힘이 넘쳐 뛰어넘고 구르고 난리인 녀석인데 저 날은 웬일인지 조용히 뒤따라와 저는 제 뒤에 있는지도 몰랐어요. 할아버지 기분 맞춰주느라 그랬을까요? 어쨌든 신통방통합니다. 
 
다음 사진은 작년 여름 뭣 때문엔가 한참을 돌아다니다 끼니때도 놓치고 뒤늦게 송탄의 어느 식당에 들어가 허겁지겁 식사 후의 모습입니다. 거나하게 저녁 먹고 나와 앉아있었던 때인데 할머니가 안 된다고 위험하다고 그렇게 말리는데도 할아버지 하니 나도 해야 한다며 기어코 이쑤시개로 흉내 내는 모습이지요. 할머니는 다칠까 노심초사 안절부절못한 데 손주 녀석은 천하태평이네요! 제 눈엔 그저 이쁘고 귀여울 따름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지난여름 제가 집사람과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린 날입니다. 바로 리마인드 웨딩촬영 날입니다. 아들딸 열심히 키워 시집·장가 보냈더니 이렇게 감사함을 표하는 자식들입니다. 말쑥하게 차려입고 뽀얗게 화장도 하고 머리도 곱게 빗어 넘긴 할아버지 모습이 어색한지 손주 녀석 옆에 슬며시 다가와 헤벌쭉 웃어주네요. 
 
개그맨 이경규 씨처럼 평소에 잘 웃지 못하고 버럭버럭하기 일쑤인 저인데 이날은 손주 녀석 미소에 재롱에 만면에 웃음이 절로 번졌습니다. 이 녀석 덕분에 사진도 수월케 잘 찍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됐는데 이 녀석 앉아있는 폼도 절 따라 했지 뭡니까. 하하. 좋은 기회에 정말 원 없이 손주 자랑하고 또 좋은 추억도 생기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배혜영 "오뚝한 콧날, 입주변이 똑같아요"
 
첫 번째 사진은 올해 봄 엄마(외할머니) 생신 때 아들이랑 다정하게 찍힌 사진이고, 두 번째는 올해 여름 엄마가 다니시는 절에서 불공드리고 나오는 중에 손주랑 게임을 할 때 찍은 입니다. 
 
외할머니 귀여움을 듬뿍 받는 아들은 2011년생, 8살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답니다. 엄마한텐 첫 손주라 외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지라 생일이나 가족 파티 땐 저렇게 꼭 할머니랑 같이 촛불을 끈답니다. 또 장난기가 많아 별명이 "까불이"인 손주는 틈만 나면 할머니한테 장난과 게임을 하자고 조른답니다. 제가 보기엔 하얀 피부와 오뚝한 콧날, 특히 입 주변이 많이 닮아 보이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ㅎ 
 
외모도 닮았지만, 성격과 식성은 더 닮았답니다. 외할머니가 가까이 사셔서 자주 봐서 그런지 항상 잘 웃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많이 닮은 듯합니다. 또 외식 때 "뭐 먹을까? 물어볼 때면 여지없이 "된장","비빔밥" 하는 걸 보면 또 외할머니를 쏙 빼닮았습니다. 두 번째 사진 절에 잘 따라가는 이유 중 하나가 불공 후 공양할 때 먹는 나물 비빔밥도 큰 이유 같아요. ㅎ 
 
저 또한 엄마를 존경하기에 아들이 할머니를 닮아 어려운 남을 도울 줄 알고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겠지요. 어머니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 올 한해 마무리 잘하고 새해에도 올해처럼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선형 "할아버지 두 분 모두 닮았어요"
 
누구를 더 많이 닮았을까요? ^^ 저의 6살 난 아들, 밍밍이는 양가 할아버지와 정말 붕어빵입니다. 우리 가족은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자주 여행을 가곤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은 한결같이 "누가 친할아버지예요?" 할 정도로 양쪽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습니다. 사진으로 보이시죠?
 
첫 번째 사진은 올해 추석에 강원도 캠핑장으로 놀러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아버님은 늘 밍밍이를 무릎에 앉혀주시곤 하는데, 앞에서 아빠가 장난 스러운 표정을 하니 동시에 웃음이 터져 반달 눈이 되도록 환하게 웃는 사진을 포착한 것입니다. 동그란 얼굴에 웃으면 반달이 되어 인자하신 아버님 미소와 옆에서 "깔깔" 소리가 날 것 같은 해맑은 손자의 미소가 유독 많이 닮았습니다. 
 
두 번째 사진은 친정아버지와 시아버지, 그리고 밍밍이가 3살인 2015년 인천 대공원 동물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한 외모 하시는 친정아버지와 시아버지 두 분도 많이 닮으셨는데 그 옆에 통통한 손자 밍밍이 까지 다정한 한 컷입니다. 
 
양가 아버님들끼리는 나이도 동갑이시고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시는데 그 비결은 손자를 보고 싶은 같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늘 화목하고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친할아버지와 똑! 닮은 저희 아들과 아버님을 "전구~욱 손주자랑" 에 올리며 강추!!! 합니다. 올 한 해 우리 가족 모두 고생했고 내년에도 모두 화이팅! 입니다. 사랑합니다~
 
김호관 "세상에 이런 예쁜 보석 있을까요"
 
나연이
 
이 세상에 이렇게
이쁠 수가 있을까, 
 
이 세상에 이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이 세상에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을까, 
 
이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을까, 
 
이 세상에 이렇게
기쁨을 줄 수 있을까, 
 
이 세상에 이렇게
소중할 수가 있을까, 
 
이 세상에 이렇게
예쁜 꽃이 있을까, 
 
이 세상에 이렇게
예쁜 보석이 있을까,
 
이 세상에 이렇게
많은 단어와 언어로 부족한,
 
신이 내려 주신 선물!
 
이 세상에 이렇게
고귀한 선물이 또 어디 있을까.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이쁜 손녀를 생각하며 쓴 시입니다. 아들만 둘을 키우다 보니, 딸을 가진 친구들이 그렇게 부럽더라구요. 또 그 딸내미들이 아버지한테 잘하는 것을 볼 때 더 그랬습니다. 이런 나에게 너무도 귀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우리 손녀 너무너무 이쁩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네요.
 
사진은 2017년 10월 5일 손녀와 함께 키즈카페에 가서 범퍼카를 탄 사진입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손녀의 나이는 지금은 만 4세이고, 닮은 점은 이마와 귀,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꼼꼼한 성격입니다.
 
무엇을 하든 간에 간격이 맞아야 하고, 정돈이 되어야 하고, 사실 저로서도 싫은 성격인데 그것을 손녀가 닮았네요. 피는 못 속이나 봅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전국에 우리 손녀 자랑을 합니다. 이쁘게 봐주세요.
 
더오래팀 theo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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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