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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텔레그램? 찌라시 올린 것…靑, 무리한 지시 없었다"

김태우 수사관이 청와대에서 복귀해 일을 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사무실. 김민상 기자

김태우 수사관이 청와대에서 복귀해 일을 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사무실. 김민상 기자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에서 김태우 수사관과 함께 일했던 또 다른 전직 특감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검찰로 다시 복귀한 A씨는 그동안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청와대 인사 조치에 불만이 없다”며 “김태우 수사관 입장이 달라 나를 찾아와도 해줄 말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해왔다.  
 
A씨는 21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나오는 출근길에 기자를 보자 놀라지 않는 기색으로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기자가 계속 질문을 하자 집 앞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10분가량 대화에 응한 뒤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특감반원, 내가 알아서 정보 찾아" 
A씨는 “책 잡힐까 봐 김태우 수사관과는 연락하지 않는다”며 “이인걸 특감반장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내가 모시는 분이고, 김태우 수사관과 그들 사이에서 내가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청와대 감찰반이 하는 일은 청와대가 시키는 일을 하는 건 아니다”며 “내가 수사관으로 일 할 때는 내가 알아서 정보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 관련해서 내가 근무하는 동안에는 무리한 지시는 없었다”며 “박근혜 정부 때는 세평(世評‧세간의 평가)도 했지만 이번 정부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산하 인사검증팀에서도 우리한테 요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정부랑 완전히 달랐다”고도 강조했다.  
청와대는 18일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을 통한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인 사찰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특감반장. 이 특감반장은 최근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의 직속상관이다. [중앙포토, 뉴스1]

청와대는 18일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을 통한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인 사찰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특감반장. 이 특감반장은 최근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의 직속상관이다. [중앙포토, 뉴스1]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들의 암호화폐 관련 동향 보고에 관련해서도 그동안 김태우 수사관이 한 주장과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김 수사관은 지난 1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조국 수석이 ‘비트코인 업체를 처벌할 수 있을 만큼 수사가 이뤄지면 1계급 특진해 준다’고 한 지시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비트코인 문건은 특감반 내부 문건이 아니라 그냥 정책보고서”라며 “이인걸 특별감찰반장이 ‘비트코인 관련해서 자료해야(자료를 만들어야) 하는데 외근하다가 관련 정보 있으면 알려달라’는 식으로 말하기는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에 만약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투자하는 현황이 파악되면 당연히 보고해야 하지만 그런 것 못 찾았다”며 “내용이 없어서 보고를 안 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우 수사관이 경찰청 방문 당시 직접 작성했다는 문건. 파란색 글씨는 김 수사관이 썼고, 빨간색 글씨는 경찰이 쓴 글이다. [김태우 수사관측 제공]

김태우 수사관이 경찰청 방문 당시 직접 작성했다는 문건. 파란색 글씨는 김 수사관이 썼고, 빨간색 글씨는 경찰이 쓴 글이다. [김태우 수사관측 제공]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동향 보고를 할 때 수시로 사용했다는 스마트폰 메신저 텔레그램에 대해서도 “기자들이 찌라시(사설정보지)를 돌리는 것처럼 돌아다니는 찌라시를 (상부에) 올린 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하는(정보를 파악하는) 사람이 내가 정보하는 내용을 단체 대화방에 올리면 이게 정보냐”고 반문했다.
 
김태우, "보고서 써 보라는 지시받아" 
이에 대해 김태우 수사관은 2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인걸 특별감찰반장이 포함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통해 ‘보고서 써봐’와 같은 지시가 내려온다”며 “11월 초 청와대 감찰을 받기 전에 이인걸 특감반장이 ‘휴대전화를 달라’고 하더니 자신과 개인적으로 나눈 텔레그램을 지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특감반원들이 정보를 보내면 잘 받았다는 뜻으로 ‘응’이나 ‘OK’ 등으로 답변하는데 그걸 첩보를 수집하라는 지시였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또 다른 전직 특감반원도 팀원들이 단체로 정보를 수집하기보다 각자 일을 했다는 취지로 감찰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 수사관과 함께 청와대에서 나와 복귀한 수사관 B씨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는 건 다른 감찰반원들도 다 안다”며 “김 수사관이 왜 그리 했는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라고 말했다. B씨는 “특감반 특성상 철저히 서로 하는 일을 모르는 구조라 김 수사관의 보고서에 대해서는 나도 몰랐고, 다른 특감반원들도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도읍 조사단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별감찰반 정권 실세 사찰 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첩보보고서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도읍 조사단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별감찰반 정권 실세 사찰 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첩보보고서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김태우 수사관이 야권과 함께 폭로를 기획했다는 소문을 부인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 수사관과 14년 전부터 알고 지낸 변호사 C씨는 “김태우 수사관이 전 정부에서 일하던 시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USB나 파일 다 놓고 당장 나가라’라고 지시해 모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자기 일에 책임감이 있는 공직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단순히 징계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런 문건들을 터뜨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수사관은 이번 정부에서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5개월간 근무했다. 그는 지난 14일 언론에 보낸 ‘기자회견문 초안’이라는 문서에서 “저는 비리 첩보 생산에 특화된 수사관으로서 실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특감반 창설 최초로 3개 정권 연속으로 특감반에서 근무했다”며 “친여‧친야인지 가리지 않고 비리 첩보를 작성해 박근혜 정부 당시엔 우병우 비서관에게 쫓겨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태인‧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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