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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리즘] 대통령과 대덕연구개발특구

김방현 대전총국장

김방현 대전총국장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대전시 유성구)는 한국의 과학기술 메카다. 2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1500여 개 기업이 모여있다. 대덕특구는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의 의지로 탄생했다. 박 전 대통령은 “과학기술이 없으면 산업발전은 없다”며 만들었다.
 
박 전 대통령 못지않게 대덕특구를 사랑한 지도자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두 차례를 포함해 모두 7차례 대덕특구를 찾았다. 대통령이 특정 장소를 이만큼 자주 찾은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2004년에는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KAIST 졸업식에 참석해 “우수 과학 기술인을 정부가 평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덕특구는 과학위성 ‘나로호’ 발사(2013년) 등 눈부신 성과를 냈다.
 
대덕특구는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기대가 컸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흘렀다. 대덕특구는 요즘 쑥대밭이 되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덕특구 기관장 교체에 몰두했다. 현 정부 들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그만둔 대덕특구 등 과학기술계 기관장만 11명이나 된다. 지난해 12월에는 기관장 3명이 한꺼번에 그만두기도 했다. 정권이 바뀌었다 해서 이렇게 무더기로 교체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원자력 관련 기관에는 전문성과는 거리가 있는 탈핵운동가 등이 잇달아 입성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상임감사는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연구위원 출신이다. 비전문가가 원자력을 장악하자 되레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예산도 깎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한·사우디 스마트원전 연구센터 건립 등을 위해 50억원을 신청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년 예산은 4876억원으로 당초 투자 계획보다 36%(1746억원)나 줄었다. 반면 비정규직(연구인력 등 6500여 명)의 정규직화 작업은 초고속으로 진행됐다.
 
‘과학 한국’이 이렇게 된 데는 과학에까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집권세력의 독선(獨善)도 한몫했다고 한다. 우리만 옳다는 ‘정의의 독점’이 대덕특구까지 멍들게 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은 모두 과학에 진영논리를 앞세우지 않았다. 그래서 ‘과학한국’ 전성시대를 열었다. 적폐 청산이 급하다 해도 산업의 기본인 과학기술만큼은 미래를 봐야 한다. 집권세력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했다고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김방현 대전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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