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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가스안전公, 불법 설치 강릉 펜션 보일러 2번 놓쳤다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고등학생 10명이 사상한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가스보일러를 정밀 감식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 강릉소방서]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고등학생 10명이 사상한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가스보일러를 정밀 감식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 강릉소방서]

 
고등학생 3명이 숨진 강릉 펜션 사고 이전에 한국가스안전공사가 2번이나 가스 점검을 하고도 완성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 점검 과정에서 불법으로 설치한 가스보일러에 개선 등 조처를 내리지 않았다. 중독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는 의무 절차도 빠뜨렸다.
 
20일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난 A펜션의 가스보일러는 2014년 설치 당시 가스안전공사의 완성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시행규칙에는 가스보일러를 시공하거나 가스시설을 교체할 경우 가스안전공사의 완성검사를 마쳐야 한다.

 
완성검사를 통과하려면 가스보일러를 시공한 사람의 시공 정보 등을 기록한 ‘시공표시판’을 부착해야 한다. 이 표시판에는 누가, 언제 보일러를 설치했는 지 등을기록하도록 돼 있다. 가스보일러의 화재와 폭발, 중독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점검 사항이다. 기준을 어겼을 경우 필요한 조처하는 것도 의무다.
가스보일러 앞면에 부착해야 하는 시공표시판. 박진호 기자

가스보일러 앞면에 부착해야 하는 시공표시판. 박진호 기자

 
하지만 경찰 수사에서 해당 가스보일러 시공표시판엔 처음부터 시공자 정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자 정보가 없는 가스보일러는 완성검사를 통과할 수 없다. 자격증을 갖지 않은 무등록 불법 업자가 보일러를 설치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없는 업자가 가스보일러를 설치할 경우 산소를 빨아들이는 급기통과 배기가스를 내뱉는 배기통의 기울기, 배기통을내연실리콘으로 막는 마감처리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가스보일러 시공표시판에 시공자 정보가 없으면 완성검사 합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릉의 한 가스공급업체 관계자는 “시공표시판에 시공자 정보가 없으면 완성검사를 받을 수 없다. 그런 이유로 거래처 가스보일러엔 시공자 정보가 다 붙어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펜션은 2014년 4월 완성검사에 합격할 당시 50㎏짜리 소형 LP 가스통을 사용했다. 이후 2016년 3월에 300㎏ 용량의 소형저장탱크로가스 설비를 교체하면서 가스안전공사로부터 또다시 합격판정을 받았다. 가스통을 바꿔 설치할 경우 가스 설비를 새로 설치하는 것으로 간주해 완성검사도 다시 해야 한다.
지난 18일 오후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인근 한 펜션 현장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이 감식 절차를 진행하는 모습. [뉴스1]

지난 18일 오후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인근 한 펜션 현장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이 감식 절차를 진행하는 모습. [뉴스1]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완성검사는 용량이나 시설에 상관없이 다 받아야 한다. 검사도 무조건 가스안전공사에서 나가게 돼 있다”며 “완성검사에서 합격하면 완성검사 증명서가 나간다. 가스시설 시공업자에게 주는 것인데 보일러에 시공자 정보가 누락돼 있으면 시공표시판을 다시 작성한 뒤에 준다”고 말했다.

 
가스안전공사의 허술한 완성검사를 통과했어도 사고를 막을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관련법에 따라 LP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자가 연 1회 이상 가스안전 정기점검을 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LP 가스업체나 충전소 등 가스 공급사업자에 대한 안전 점검 기준은 보다 구체적이다. 보일러 본체와 연통이 분리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항목도 있다.

 
액화석유가스의안전관리및사업법에 따르면 LPG 충전소나 가스공급자가 정기점검을 할 때 가스 누출 검사와 함께 연통이 제대로 결합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보일러에 가스를 공급하는 배관과 호스, 배기가스가 나오는 배기관(연통)의 접합 여부 등이 확인사항이다. 한 가스공급업체 관계자는“정기점검을 할 때 보일러 연통까지 점검하는데 내열 실리콘 마감 등 안전장치가 부실하면 해당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권고한 뒤 보완이 안 되면 가스공급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가스보일러 설치업자는 “가스공급 업체의 경우 가스누출감지기를 이용해 연통에서 가스가 새는지만 확인하지 마감을 제대로 했는지는 확인을 잘 안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가스안전공사가 합격판정을 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당 펜션 보일러가 완공검사 당시 규정에 맞게 설치돼 있었는지, 아니면 엉터리로 설치된 상황에서 합격판정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가스 안전점검을 할 때 LPG나 LNG 같은 가연성 가스 누출에 대한 검사만 이뤄져 배기가스에 대한 누출 검사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며 “밀폐된 공간에 가스 설비를 갖춘 시설에 대해서는 배기통 점검까지 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중이용시설 등에 설치한 가스누출경보기를 일산화탄소까지 감지할 수 있는 CO경보기로 교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강릉=박진호·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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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