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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첫날…영등포역 매장 291곳 중 한 곳만 가능

제로페이 첫날인 2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카페당당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제로페이 결제시연을 하고 있다. 제로페이는 매장에 비치된 전용 QR코드를 앱으로 찍으면 요금이 계좌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시스템이다. [연합뉴스]

제로페이 첫날인 2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카페당당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제로페이 결제시연을 하고 있다. 제로페이는 매장에 비치된 전용 QR코드를 앱으로 찍으면 요금이 계좌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시스템이다. [연합뉴스]

“이거 설치 좀 해줘. 젊은 사람들이 해줘야지 어떡해?”
 
20일 오전 서울시가 ‘제로페이존’으로 선정한 영등포역 지하상가. 모자 매장을 운영하는 김원기(60)씨는 기자가 제로페이가 되는지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상점 안에 제로페이 안내문과 QR코드가 부착돼 있었지만 김씨는 사용 방법을 몰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영등포역 지하상가 등 시범존의 제로페이 가입률은 85%다. 하지만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매장을 찾기는 힘들었다. 지하상가의 계단과 벽면 곳곳에 ‘제로페이존’ 광고로 도배돼 있는 상황이 무색했다.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으로 구체화된 공공페이 서비스 ‘제로페이’가 20일 서울 전역과 부산 자갈치시장 일대, 경남 창원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로페이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용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간편결제 앱을 사용해 매장 내 QR코드를 촬영한 뒤 구매 금액을 입력하면 계좌이체 방식으로 현금이 지급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중간에 카드사가 수수료를 떼가지만, 제로페이는 일종의 현금 직거래라 수수료가 거의 없다. 서울 소상공인 업체 66만6000여 곳 중 2만여 곳이 제로페이 가맹 신청을 했다. 하지만 시행 첫날 여기저기서 준비 부족으로 인한 문제점이 보였다. 영등포역 지하상가 상인들은 “어제(19일)부터 시에서 QR코드를 배부했다”고 전했다. 지하상가 매장 291곳 중 상당수가 QR코드를 붙였지만 실제 결제 가능한 곳은 카페 한 곳뿐이었다. 서울시에서 ‘제로페이 서포터즈’ 100여 명을 교육해 현장에 투입했지만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각 매장 방문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등포역 지하상가에서 유일하게 제로페이 이용 가능한 커피점을 찾았다. 카페 사장 김윤미(40)씨는 “카드 수수료를 떼지 않는 점은 좋지만 금액을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점포판매시스템(POS)과 연동이 되지 않으면 매매 제품 정보 확인이 어렵다. 또 환불과 교환이 불가능하다. 제품 품목이 많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재고 관리에도 차질이 생긴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로페이 확산 결의 대회를 연 서울시는 “내년 3월까지 이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안내했다.
 
서울 고속터미널역의 제로페이 광고. [김정민 기자]

서울 고속터미널역의 제로페이 광고. [김정민 기자]

또 다른 제로페이존인 서울 강남터미널 지하상가(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상인으로부터 가입 신청받기 시작했지만 20일 오후 기준 620개 매장 중 결제 가능한 곳은 3곳에 그쳤다. 신청은 590곳에서 했지만 이날 오전에서야 QR코드 400여 개가 배송됐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이용 확산 유인책으로 신용카드·체크카드보다 높은 소득공제율(40%)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문화·체육시설 이용시 할인 혜택도 준다. 하지만 다양한 할인 혜택과 누적 포인트를 무기로 한 신용카드와 경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로페이의 소득공제 혜택보다 신용카드 사용시 통신비 할인,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이 소비자에게 훨씬 와 닿는 혜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영선·박형수·김정민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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