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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10년 부어도 37만원, 가만 있어도 40만원 "왜 국민연금 들겠나"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지로에 위치한 국민연금 본사와 기금운영본부. [프리랜서 장정필]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지로에 위치한 국민연금 본사와 기금운영본부. [프리랜서 장정필]

서울에 사는 김경희(53·여)씨는 7년 여전 국민연금 보험료를 다시 내기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하다 20여년 전 결혼하면서 국민연금에서 빠져나왔다가 2011년 7월 다시 가입자가 됐다.  
 
전업주부는 국민연금 적용제외자라서 굳이 가입할 필요가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노후가 슬슬 걱정이 돼서 국민연금에 다시 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계속 가입할지 망설여진다.  
 
최근 정부가 국민연금 제도를 개편하면서 노후에 기초연금을 40만원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안 내도 기초연금을 40만원 준다는데, 굳이 국민연금에 계속 가입할 필요가 있을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정부가 14일 공개한 국민연금 개편안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네 가지 개편안 중 2안이 김씨 같은 가입자를 헷갈리게 한다. 2안은 국민연금은 손대지 않고 기초연금을 25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는 안이다. 인상 목표 시기는 2022년 이후다. 게다가 국민연금 개편과 무관하게 2020년 총선에서 40만원 인상안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기초연금 40만원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 10년 동안 아무리 국민연금 보험료를 많이 내더라도 노후의 국민연금 액수가 40만원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민연금공단의 예상연금 월액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국민연금에 가입해 10년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최고액이 37만910원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최고 월 소득(468만원)인 가입자의 예상 연금이다. 이의 9%인 40만4100원(직장인이면 절반은 회사 부담)을 10년 간 매달 낼 경우 37만원 가량 나온다. 월 소득 468만원은 소득 상한이다. 국민연금은 월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468만원으로 간주하고 여기까지만 보험료를 매긴다.  월 소득이 가장 낮은 가입자(29만원 이하)는 노후 연금이 13만7330원이다.
 
10년 가입자만 그런 게 아니다. 15년 가입해도 월 소득 29만~282원이면 20만~30만원 대 연금을 받게 된다.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이 227만원이다. 이 사람도 10년이나 15년 가입해도 기초연금 40만원을 따라잡지 못한다.
 
연금전문가인 김상균 전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은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올리면 국민연금의 위험 분기점을 넘게 된다”고 경고한다. 가만이 있어도 40만원을 주는데 굳이 수십년 보험료를 낼 이유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번지면서 국민연금이 망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김연명 사회수석은 지난 9월 중앙대 교수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포용국가전략회의에서 “기초연금을 30만원 이상으로 올리게 되면 10년 이상 장기 가입한 국민연금의 평균액과 비슷해져 국민연금 장기 가입 유인이 떨어지고 사보험 시장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저소득 연금가입자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역가입자 중 자영업자나 월 근로시간 60미만의 일용직 근로자 등은 안 그래도 국민연금에 관심이 없는데 기초연금 40만원이 더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이들 중 385만명은 보험료 납부를 면제받고 안 내고 있고, 104만명은 1년 넘게 보험료를 연체하고 있다. 월 소득이 159만원 밑도는 사람은 20년 가입해도 국민연금 액수가 기초연금 40만원보다 못하다.심지어 월 소득 39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은 40년 가입해도 국민연금이 40만원 안 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류근혁 연금정책국장은 “국민연금은 강제가입 제도이다(직장인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 기초연금을 올릴 경우 가입여부를 임의로 결정하는 임의가입자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들도 국민연금에다 기초연금을 더 받게 되면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반박한다. 임의가입자는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이 선택하기 때문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기초연금 인상 자체를 반기는 측도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현 세대 노인의 극심한 빈곤율을 감안할 때 노후소득보장 강화 방안으로 기초연금 인상만한 게 없다”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받는 게 아니라 둘 다 받는 것이기 때문에 기초연금 인상이 국민연금을 훼손한다는 것은 전제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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