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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들이받아 수리비 4억…가난한 청년에 찾아온 기적

BBC는 20일 형편이 여의치 않은 대만 청년 린친샹(20)이 홀어머니를 돕기 위해 새벽에 배달을 나갔다가 페라리 3대를 들이받은 사연을 소개했다. [AFP=연합뉴스]

BBC는 20일 형편이 여의치 않은 대만 청년 린친샹(20)이 홀어머니를 돕기 위해 새벽에 배달을 나갔다가 페라리 3대를 들이받은 사연을 소개했다. [AFP=연합뉴스]

형편이 여의치 않은 한 대만 청년이 홀어머니를 돕기 위해 새벽에 배달을 나갔다가 럭셔리카 3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4억원 넘는 수리비를 물게 된 청년의 사연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그를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서고 있다.
 
20일 BBC에 따르면 대만 신베이시(新北市)에 사는 린친샹(20)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일요일 새벽 악몽과도 같은 일을 겪었다. 종교의식에 쓰이는 향을 팔아 생계를 꾸리는 홀어머니를 돕고자 인근 사원으로 배달을 나갔다가 졸음운전으로 페라리 3대를 잇따라 들이받은 것이다.  
 
당시 차 안에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한 대당 수억원에 달하는 고급 차들이 크게 파손됐다. 불행히도 그가 가입한 자동차 보험은 물적 피해는 보상해 주지 않는 보험이었다.  
 
페라리 대리점과 자동차 정비소에서 수리비를 산정한 결과 대략 1200만 대만 달러(약 4억4000만원)가 나왔다. 한달 벌이가 3만5000 대만 달러(약 120만원)인 그가 꼬박 28년을 벌어야 모을 수 있는 액수다.  
 
린친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엄청난 곤경에 처했다고 생각했다"며 "어머니가 걱정됐고 그렇게 큰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향가게에서 일을 돕는 린친샹. [AFP=연합뉴스]

어머니가 운영하는 향가게에서 일을 돕는 린친샹. [AFP=연합뉴스]

 
어머니와 형, 고등학생인 여동생 총 네 식구인 린친샹 가족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몇 년 전 아버지를 여읜 그는 홀로 힘겹게 향가게를 운영하는 어머니를 돕고자 다니던 대학까지 중퇴했다. 향가게 수익이 충분치 않아 가게 문을 닫은 뒤 그는 바비큐 식당에서 새벽 3시까지 밤일을 하고 있다. 그날 사고도 새벽 근무를 마치고 완전히 탈진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린친샹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의 안타까운 사연이 미디어를 통해 대만 사회에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온정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10여명의 시민이 사고 관할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그를 돕겠다고 제안했다. 일부 시민은 철판을 덕지덕지 잇댄 그의 판잣집 가게까지 찾아왔다.  
 
이에 린친샹이 거주하는 지역 당국은 모금을 받고자 정식으로 계좌를 열었다. 기부 건수만 100건이 넘어 현재까지 총 74만 대만 달러(약 2700만원)가 모금됐다. 기대하지 못한 성원에 린친샹은 "일부 시민은 본인도 넉넉지 않은 처지에 돈을 기부하고 있다"면서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BBC는 이날 "린친샹의 사연이 점점 벌어지는 빈부 격차에 신음하는 대만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대중들이 이에 반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린친샹의 어려운 처지를 고려해 차 수리비를 요구하지 말아 달라고 페라리 주인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페라리 차주는 자신도 차를 사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면서 피해 보상을 받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보험사와 보상 한도를 협의 중인 페라리 차주들은 다만 수리비를 일시불로 내지 말고 분납하는 방안을 린친샹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친샹은 "사고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잘못을 했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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