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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제로페이' 시범운영 시작…시장 반응은 "글쎄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로페이 이용확산 결의대회 및 결제시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로페이 이용확산 결의대회 및 결제시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스마트폰 간편결제를 통해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낮춘 제로페이 시범사업이 20일 서울 전역과 부산 자갈치시장 일대, 경남 창원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작됐다. 정부는 제로페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3월 이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결제원은 20일 오전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제로페이 시범서비스 이용확산 결의대회'를 갖고 제로페이 공식 출범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전국적으로 400만~50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가 영업 이익의 30~50%를 차지하는 카드 수수료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서 "제로페이가 활성화되면 힘들어하는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새로운 결제수단인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소비자는 소득공제 40%를 받을 수 있고, 자영업자는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면서 "향후 외상결제 기능이나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로페이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용 은행앱이나 간편결제 앱을 사용해 매장 내 QR코드를 촬영한 뒤 구매 금액을 입력하면 계좌이체 방식으로 현금이 지급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중간에 카드사가 수수료를 떼가지만, 제로페이는 일종의 현금 직거래라 수수료가 거의 없다.  
 
제로페이 이용 수수료는 연 매출 8억원 이하인 경우 아예 없고. 매출액 12억원 이하면 0.3%, 12억원을 넘어서면 0.5%의 수수료를 낸다. 반면 신용카드의 경우매출액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면 1.4%,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일 때는 1.6%(2019년 기준)를 수수료로 내야한다.  
 
제로페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초 '서울페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 사업으로 진행됐다. 7월 이후 소상공인 문제가 부각되면서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결제원에 이어 부산·경남 등 지자체와 시중 은행이 합류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제로페이 출범을 통해 전국 소상공인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됐다"면서 "소비자들이 제로페이 이용에 적극동참해 결제 시스템에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서울시 제로페이 결제시연을 하고 있다.[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서울시 제로페이 결제시연을 하고 있다.[뉴스1]

이날 결의대회 직후 박 시장은 남인순·박홍근·이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대한상공회의소 인근 카페로 이동해 제로페이 결제를 시연해보였다. 박 시장은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한 뒤 스마트폰을 꺼내 제로페이로 결제하면서 연신 "(결제가) 정말 쉽다. 간편하다"고 말했다. 카페의 김길용 사장도 "카드를 주고 받지 않아도 돼 결제가 (신용카드보다) 훨씬 편하다"고 답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제로페이에 대한 시장 반응은 무덤덤하다. 제로페이 추진 사업의 선봉에 선 서울에서조차 전체 소상공인 업체 66만2000곳 가운데 제로페이 가맹 신청을 한 곳은 2만여곳에 불과하다. 이는 카드 가맹점 269만여개의 0.74%다.
 
제로페이 시범운영에 참여한 파리바게뜨·롯데리아·엔제리너스 등 26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도 실제로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은 직영점뿐이다. 가맹점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 결제사업 관계자는 “영세한 소상공인 가운데 상당수가 스마트폰 조작에 익숙하지 않거나 아예 구형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수수료율을 낮추는 등 혜택을 준다해도 이런 분들에게는 제로페이 시스템 자체가 지나치게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와 중기부가 제로페이 이용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40%라는 혜택을 내놨지만 소비자들 역시 제로페이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이미 현금 없이 물건을 구매한 뒤 월말에 한꺼번에 갚는 방식에 익숙하다. 반드시 계좌에 현금이 있어야 사용 가능한 제로페이의 결제 방식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로페이의 소득공제 혜택보다 신용카드 사용시 통신비 할인,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이 소비자에게 훨씬 와닿는 혜택일 수 있다"고도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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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