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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안전사고에 야당도 견제···진땀 빼는 김부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9일 오전 9시 강원도 강릉시청 재난상황실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고3 학생들이 참변을 당한 펜션 가스 사고 수습을 위한 대책회의였다.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그의 표정은 침통했다. 사고 현장을 찾았을 때도 심각한 표정으로 실무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대형 안전사고는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된 그로서는 더 그랬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 행보가 야당의 공격대상에 오르기도 한 상황이었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19일 강릉 펜션을 방문해 조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19일 강릉 펜션을 방문해 조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사고 하루 전인 18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통령병은 아무도 못 말린다”며 박원순 서울시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민주당 차기 주자군을 비판했다. 여기에 김 장관이 포함된 것은 지난 14일 울산 특강 때문이었다.
 
한국당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은 김 장관의 행보를 “대권 놀음” “정치 중립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나 원내대표가 “대통령 병으로 죽어나는 건 민생”이라고도 가세한 것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민생 안전과 직결된 행안부 장관을 하면서 대권 의지를 갖는다는 것은 ‘진땀 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김 장관은 1년여 전에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밀양 병원 화재 사고 등 참사 현장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민방위복을 입고 등장하는 고위 공직자의 모습이 호감으로 느껴지긴 어렵다. 박근혜 정부 때의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기억하기 싫은 공포와 당시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아직 뇌리에 생생한 상황이다. 2016년 한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임기 중 공식석상에서 가장 많이 입은 옷이 민방위복이었을 정도다.
 
지난 11월 수원화재 사고 대책 회의를 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중앙포토]

지난 11월 수원화재 사고 대책 회의를 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중앙포토]

 
김 장관도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취임해 현재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직함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세월호 참사 때 안전행정부였다가 행정자치부를 거쳐 다시 행정안전부가 됐다. 그만큼 ‘안전’이 화두일 수밖에 없는 부처다.
 
2016년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야권 비상시국정치회의가 열리고 있다. 당시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가 참석했다. [중앙포토]

2016년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야권 비상시국정치회의가 열리고 있다. 당시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가 참석했다. [중앙포토]

 
김 장관의 행보는 지난달에도 논란이 됐다. 대법원장의 출근 차량에 불을 지른 사건이 벌어지자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나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사법부 수장에 대한 경호ㆍ경비 책임을 진 행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원론적인 이유에 공감하기보다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라 여론을 너무 의식한 액션 아니냐”는 말이 더 많이 나왔다. 이날 오전엔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을 방문했다가 대선주자급 일정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활동 반경을 높이는 것으로 비치는 김 장관의 행보에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장관이 자기 정치 타이밍을 종종 놓치는 경향이 있는데, 대권을 꿈꾼다면 지금이라도 의원들을 포함해 만남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지난 8월 전당대회 때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다가 이해찬 대표에게 양보하며 주저앉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중진은 “모든 후보군이 각자의 장점과 한계가 있다. 민주당의 대권 후보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진보 정치에 대한 의지가 뚜렷해야 한다. 장래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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