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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퉁 부은 두 눈, 언 손엔 하얀 국화…대성고 합동분향소 추모 발길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대성고에서 관계자가 교문을 닫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대성고에서 관계자가 교문을 닫고 있다. 오종택 기자

강릉으로 우정여행을 갔다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세 명의 학생을 기리기 위해 모교인 서울 대성중ㆍ고등학교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꽃을 피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어린 학생들을 추모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20일 새벽 서울 은평구 대성고 정문 앞은 강릉 펜션 가스누출 사고로 사망한 이 학교 고3 학생 김모ㆍ유모ㆍ안모군을 위한 분향소 설치 준비로 분주했다. 오전 6시30분쯤 대형 봉고차 3대가 학교로 들어갔고, 상조회사 차량과 조화를 실은 트럭이 잇따라 교문을 통과해 들어갔다. 분향소는 대성고와 나란히 위치한 대성중 체육관에 설치됐다.
 
학교 측은 오전 10시쯤 정문을 개방한 뒤 ‘유족의 요청으로 모든 취재행위를 금한다’는 협조안내문을 교문에 붙여놓았다. 합동분향소는 유족의 뜻에 따라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금지돼 비공개로 운영될 예정이다. 교문에는 ‘분향소 출입은 대성고 학부모 학생만 가능합니다’ ‘외부인 출입을 금합니다’라고 적힌 경고문이 함께 붙여졌고, 경비도 전날보다 더욱 삼엄하게 이뤄졌다.
 
당초 분향소 운영 예정 시간이었던 정오가 되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성고 교복을 입은 학생 세 명이 분향소 안내를 위해 정문 앞에 자리 잡았다. 이 학생들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침통한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봤다. 학생들의 곁은 제자를 잃고 얼마나 울었는지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한 교사가 지키고 있었다.
 
분향소 설치가 늦어지면서 분향 시작 시각이 오후 2시로 연기됐지만, 소식을 듣지 못한 학생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한 학생은 퉁퉁 부은 눈으로 울면서 택시에서 내려 힘겨운 발걸음으로 학교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부모와 함께 검은색 옷을 입고 분향소를 찾았다.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학생들의 언 손에는 친구에게 바칠 하얀색 국화가 들려있었다. 분향소 설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추모하려는 발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날 오후 친구들과 함께 분향을 마치고 나온 한 학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난주 금요일까지도 봤던 얼굴인데" 라며 울먹거렸다.  
 
오는 21일에는 발인을 마친 학생들을 실은 운구차 행렬이 학교와 분향소에 들러 작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관계자는 “꿈 많고 착실했던 학생들이었다. 마지막으로 교실에 들러 친구들, 선생님과 인사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짐에 따라 은평구청은 합동분향소를 22일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강릉 아산병원 의료진들이 18일 밤 펜션에 투숙했다 의식을 잃은 학생들을 고압산소치료를 마친 뒤 회복실로 옮기고 있다. 김상선 기자

강릉 아산병원 의료진들이 18일 밤 펜션에 투숙했다 의식을 잃은 학생들을 고압산소치료를 마친 뒤 회복실로 옮기고 있다. 김상선 기자

앞서 지난 18일 오후 1시12분쯤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올해 수능을 마친 대성고 3학년 남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경찰은 보일러 배기관(연통)의 연결이 어긋나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것에 무게를 두고 사고의 원인을 수사 중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의식을 잃었던 7명의 학생 가운데 3명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며, 나머지 학생들도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에 있다.
 
김다영·백희연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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