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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 폭로로 시작됐다···MB '민간인 사찰'과 닮은꼴

청와대의 민간인 감찰 의혹이 일면서 이명박(MB) 정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집권 3년 차인 2010년 언론 보도로 폭로된 이 사건은 MB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한 트리거(방아쇠)로 평가되기도 한다. 올해 초 법무부ㆍ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수사를 전면 재개한 ‘우선 조사대상’ 12건 중 하나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김종양 인터폴 총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김종양 인터폴 총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내부자들’의 언론 폭로
MB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은 이번 특별감찰반(특감반) 의혹과 비슷하게 시작됐다. 내부자의 언론 폭로를 통해 확산했다. 발단은 2010년 6월 MBC PD수첩의 <이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 편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08년 당시 KB한마음 대표인 김종익씨를 사찰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검찰 조사에서 김씨뿐 아니라 여ㆍ야 의원들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다는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특히 2012년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정부에 의한 불법 사찰과 증거 인멸이 있었다는 육성 대화록을 언론에 폭로하면서 MB 몰락의 정점을 찍었다.
 
2012년 3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 중인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연합뉴스]

2012년 3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 중인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연합뉴스]

◇“개인 일탈”vs“국기 문란”…공수 바뀐 여야
MBC PD수첩의 첫 방송 후 여당인 한나라당은 “개인의 일탈”로 규정했고, 야권은 대대적인 대여공세에 나섰다. 당시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이명박식 독재”라고 했고, 전현희 대변인은 이 사건을 “레임덕의 시작”이라고 규정했다.
 
2012년 장 전 주무관의 폭로 이후 공세는 더 거세졌다. 당시 총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불법사찰은 국가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탄핵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날을 세웠다. 비슷한 시기 서울대 교수였던 조국 민정수석 역시 트위터에 “공직과 공무와 관련이 없는 민간인을 (사찰)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법”이라고 썼다.
 
2012년 4월 4일 문재인 당시 국회의원 후보의 인터뷰 기사.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캡처]

2012년 4월 4일 문재인 당시 국회의원 후보의 인터뷰 기사.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캡처]

지금의 여야도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리고 있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는 주장과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을 마구잡이로 한 거로 보인다.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이름 때문에 공기업으로 착각”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목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은 2012년 3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가 몸통이니 모든 책임을 묻길 바란다”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그 기자회견이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2012년 3월 3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는 모습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2012년 3월 3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는 모습

여기서 그는 “청와대와 저는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사실이 없습니다. 현재 언론에서 집중 보도되는 소위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2008년 9월경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국민은행 자회사인 KB한마음 대표 김종익씨의개인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종익씨를 공기업 자회사 임원으로 오인하여 우발적으로 빚어진 사건입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특감반장이 공항철도를 감찰 대상인 공기업으로 잘못 알고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공교롭게도 둘 다 민간기업인에 대한 감찰 의혹을 ‘착각’에 의한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국무총리실은 달라졌는데…비서실은 여전히 “규정 없다” 일관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사건 직후인 2010년 7월 ‘공직복무관리관실’로 이름을 바꾼 뒤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다. 별도의 준법감시관을 배치해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이후 총리 훈령을 통해 준칙 근거도 마련했는데, ‘민간인은 원칙적으로 점검대상이 아니다’ ‘불가피하게 민간인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준칙은 국무조정실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 준칙 중 민간인 감찰 관련 규정.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 준칙 중 민간인 감찰 관련 규정.

 
하지만 2003년 신설된 특감반은 국무총리실 사건을 보고서도 감찰 준칙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특감반 규정과 관련해 유일하게 공개된 ‘대통령비서설 직제’에는 감찰 대상으로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가 적혀 있어 해석의 여지가 광범위하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있기 전인 1년 전부터 특감반 준칙 자료를 요구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묵묵부답이다. 지난 7월에서야 겨우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별감찰반 업무분장 내용’을 묻는 의원실 질문에 청와대 비서실은 “민정수석실 또는 산하 비서관실의 직제 및 업무분장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실이 지난 7월 23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받은 서면질의 답변서. [자료=곽상도 의원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실이 지난 7월 23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받은 서면질의 답변서. [자료=곽상도 의원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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