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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전세계 갯벌 16% 없어져...한국은 여의도 247배 감소

 
갯벌과 갈대 군락지에 220여 종의 조류와 120여 종의 식물이 공존하는 순천만의 모습. [사진 순천시]

갯벌과 갈대 군락지에 220여 종의 조류와 120여 종의 식물이 공존하는 순천만의 모습. [사진 순천시]

갯벌의 다른 말은 ‘조석 평원(Tidal Flat)’이다.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바닷물에 잠겼다 드러났다를 반복하는 바다의 ‘피부’로, 육지와 바다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민감한 지역이다. 이 피부에는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고 그 밀도도 높아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해양수산부(해수부)는 2016년 조석평원 1ha(1만㎡)의 가치가 9900달러(약 1115만원)에 달하며, 같은 면적의 숲 가치의 10배, 농경지 가치의 100배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만 따져도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16조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 갯벌 면적 16% 감소...한국은 여의도 247개 크기의 갯벌 없어져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진이 캐나다 밴쿠버(a), 방글라데시(b), 인도 뭄바이(c), 네덜란드(d), 한국 인천(e), 호주 브리즈번(f)를 대상으로 갯벌의 감소를 도식화한 것. 전세계적으로 16% 이상의 갯벌이 주거지 및 항구 개발 등으로 사라졌다. [자료제공=Nature]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진이 캐나다 밴쿠버(a), 방글라데시(b), 인도 뭄바이(c), 네덜란드(d), 한국 인천(e), 호주 브리즈번(f)를 대상으로 갯벌의 감소를 도식화한 것. 전세계적으로 16% 이상의 갯벌이 주거지 및 항구 개발 등으로 사라졌다. [자료제공=Nature]

그런데 1984년부터 2016년까지 약 33년간 전 세계 조석 평원의 16.02%가 사라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진은 해당 기간 70만개가 넘는 위성 사진을 분석해 19일(현지시각) 이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전세계적으로 해안을 따라 거주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광범위한 면적의 갯벌이 유실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갯벌이 만든 생태계 역시 위협받고 있으며 특히 맹그로브 숲과 산호초, 길이 10m가 넘는 다시마 숲의 생존에도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먼저 주기적으로 침수가 반복돼 관측이 어려운 전 세계 갯벌의 면적을 조사했다. 그간 지역 단위로만 시행됐던 갯벌에 관한 연구가 지구 단위로 넓어졌다는 데 연구의 의미가 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갯벌의 면적은 총 12만7921㎢로 조사됐고 이 중 70%가 아시아ㆍ북미ㆍ남미 3개 대륙 8개 국가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도네시아·중국·호주·캐나다·인도·브라질·미얀마·미국은 대표적 갯벌 보유국으로, 이들 국가에만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9.2%의 갯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갯벌이 사라지고 있는 직접적 원인은 바로 간척 사업이었다. 해안선을 따라 거주하는 인구가 늘며, 이들의 주거지 등을 개발하기 위해 더 많은 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새만큼 간척사업 현장. [중앙포토]

갯벌이 사라지고 있는 직접적 원인은 바로 간척 사업이었다. 해안선을 따라 거주하는 인구가 늘며, 이들의 주거지 등을 개발하기 위해 더 많은 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새만큼 간척사업 현장. [중앙포토]

그런데 이 갯벌이 30년간 2만㎢나 사라졌다. 이유는 뭘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간척사업이었다. 연구진은 “전 세계 인구의 73%가 해안 저지대를 따라 거주하고 있다”며 “급속히 불어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지난 30년간 방대한 해안 지역에 주거지와 산업시설, 해상 무역을 위한 시설 등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주요 하천에서 갯벌로 전달된 퇴적물의 양이 감소하고 해수면이 상승한 것 등 역시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간척사업은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단순화시켜, 퇴적물이 쌓일 수 있는 조건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해수부가 2016년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은 간척 사업 등으로 지난 26년간 총 716㎢ 사라졌다. 여의도 면적의 247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오염 정화하고 해일ㆍ태풍 막아주는 갯벌...맹그로브는 물고기의 산란처 
연구진은 물고기의 산란처 역할 등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맹그로브 숲 역시 갯벌과 함께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그로브 숲은 특히 태풍이 올 떄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7월 6일 촬영된 말레이시아의 맹그로브. [로이터=연합뉴스]

연구진은 물고기의 산란처 역할 등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맹그로브 숲 역시 갯벌과 함께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그로브 숲은 특히 태풍이 올 떄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7월 6일 촬영된 말레이시아의 맹그로브. [로이터=연합뉴스]

 
갯벌이 사라진 빈자리는 컸다. 먼저 연구진은 “아시아 지역은 전 세계 양식 해산물 생산의 89%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이전에는 모두 갯벌에서 (자연적으로) 생산되던 것”이라고 밝혔다. 갯벌이 없어짐에 따라 해산물 생산을 인위적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해안 생태계가 광범위하게 파괴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갯벌과 함께 자연스레 이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식물도 감소했다. 연구진은 “맹그로브 숲은 연간 1%, 다시마 숲은 연간 1.8%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맹그로브 숲은 물고기의 산란 장소와 은신처가 되며, 태풍이 왔을 때는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키가 10m에 이르는 다시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도 발생시키는 만큼, 이런 상황이 지속할 경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퀸즐랜드대 연구진이 지난 1985년부터 2015년까지 갯벌이 사라진 지역과 면적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 [자료제공=Nature]

퀸즐랜드대 연구진이 지난 1985년부터 2015년까지 갯벌이 사라진 지역과 면적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 [자료제공=Nature]

갯벌 전문가인 전승수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갯벌은 육상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며 “갯벌이 물의 흐름을 느리게 해 홍수를 방지하고, 해일의 영향도 감소시키는 완충지대도 된다”고 설명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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