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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1조원 청구한 웜비어 부모…김정은 스위스 비밀계좌 겨냥하나

프레드 웜비어(왼쪽)와 신디 웜비어가 2017년 6월 22일 미국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에서 열린 아들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레드 웜비어(왼쪽)와 신디 웜비어가 2017년 6월 22일 미국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에서 열린 아들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에 돌아와 사망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가족의 북한에 청구한 1조원대의 손해배상금을 놓고 받아낼 방법이 있다는 한·미 법조계의 주장이 등장했다. 유가족이 판결에서 승소할 경우 해외에 있는 북한 자산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배상금을 받는 방법이 있다는 얘기다.
 
웜비어 부모가 북한당국을 상대로 청구한 민사소송의 손해배상액은 1조 2379억여원이다. 중앙일보가 확인한 소장에 따르면 피고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으로 적혀 있다. 사건번호는 1:18-cv-00977, 관할은 워싱턴DC 지방법원이다.  
 
웜비어 부모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1조2379억원을, 아니면 일부라도 받아낼 수 있을까. 전망은 어둡지만 답이 전무한 것은 아니라는 게 미국 법조계 의견이다. 로버트 브라운 미국변호사협회 전 회장은 18일 본지와 e메일 인터뷰에서 “웜비어 측이 충분히 적용 가능한 논리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 승소 가능성을 조심스레 기대했다.
 
같은 해 6월 13일 미국에 도착한 웜비어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AP=연합뉴스]

같은 해 6월 13일 미국에 도착한 웜비어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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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은 승소가 쉽지 않다. 국제법상 ‘주권 면책(sovereign immunity)’ 원칙 때문이다. 한 국가와 그 재산은 외국의 재판 관할권을 따르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경우 그 국가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그런데 웜비어 부모 입장에선 이같은 국제법적 한계를 뛰어넘는 숨은 묘수가 있다. 미국의 외국주권 면책특권법(Foreign Sovereign Immunities Act·FSIA)이다. 이에 따르면 ‘주권 면책’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를 고문·납치하거나 인체에 상해를 가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테러지원국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다. 북한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북한은 현재 테러지원국 상태인데다웜비어 부모가 낸 소송 요지가 ‘북한에서 고문을 당해 상해를 입어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바른 소속의 하종선 변호사는 “북한이 고의로 미국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웜비어가 사망한 미국 병원에서 발급한 증명서 등이 입증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판에서 승소해도 북한 당국이 배상금을 내줄 리는 없다. 이때도 묘수가 있다고 한다. 미국이 북한이 해외에 보유 중인 자산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집행하는 것이다. 오멜버니&마이어스 로펌 한국사무소의 김용상 대표 변호사는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이면서 북한과 수교 중인 국가들에 있는 북한 자산을 동결하는 카드는 충분히 쓸 수 있다”며 “이는 외교적으로도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선 변호사도 “원고인 웜비어 부모 측이 미국 판결을 근거로 예컨대 스위스에 북한 자산이 있다고 특정한 뒤, 스위스 법원에 미국판결 승인 절차를 요청해 해당 자산에 대한 강제 집행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통치자금이 보관된 비밀 계좌 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 바 있다.  
 
전수진·이유정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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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