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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전 코치의 스승 권영후 교수 “하체 고정은 잘못된 이론”

권영후 교수는 로프로 스윙을 하는 연습을 통해서 리듬과 지면반발력을 이용하는 방법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 [사진 오종택 기자]

권영후 교수는 로프로 스윙을 하는 연습을 통해서 리듬과 지면반발력을 이용하는 방법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 [사진 오종택 기자]

“원 플레인 스윙은 역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 기존의 골프 스윙 이론은 오류와 미신(myth)투성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전 코치인 크리스 코모의 스승이자 미국 텍사스 여자대학 운동과학과에서 생체역학을 가르치는 권영후(57) 교수의 말이다. 기존 골프 스윙 이론 중 잘못된 것이 많으며 이로 인해 골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권 교수는 1980년대 서울대 천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생체역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대학시절 축구를 좋아해 공을 멀리 차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싶었다. 4학년 때 생체역학 수업을 듣고 ‘이거다’ 싶어 대학원부터 전공을 체육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면 반발력이 골프 스윙 에너지의 원천이라는 이론을 설파하고 있다.  
 
최근 일본 골프다이제스트와 함께 『경이로운 반력 타법』이란 책을 일본에서 발간해, 한 달 만에 2쇄를 찍었다고 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스윙 역학 강의차 한국에 온 권 교수를 17일 만났다.
 
권 교수는 “8년 전 한 제자가 유명 교습가인 행크 헤이니의 원 플레인 스윙에 관한 논문을 쓰기에 이를 도와주다가 말도 안 되는 이론이란 걸 깨닫게 됐다. 그 이후 골프 역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며 “골프 스윙 역학에 대한 연구가 낙후돼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최근 골프계에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지만, 데이터의 질이나 해석상의 오류로 잘못된 결론이나 스윙 이론이 도출되는 경우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스틸 사진 이미지에 선을 그어 넣고 자세를 파악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는 것이다.
 
권영후 교수가 주장하는 ‘골프 스윙 이론의 오류와 미신’

권영후 교수가 주장하는 ‘골프 스윙 이론의 오류와 미신’

그는 “같은 자세라도 천천히 움직일 때와 빠르게 움직일 때 몸이 받는 힘은 완전히 다르다. 위치는 운동하는 과정의 한순간일 뿐이며 자세보다는 몸에 가속과 감속이 얼마나 이뤄져 힘을 받느냐가 더 중요하다. 비디오나 사진 분석이 아니라 3차원 분석 데이터가 운동의 팩트를 말해준다. 의사가 문진으로 진료하는 것과 MRI를 찍어보는 것과의 차이”라고 말했다.
 
여자 프로골퍼 미셸 위와 리디아 고를 가르쳤던 데이비드 레드베터나 행크 해이니의 원 플레인, X팩터, 스틱앤 틸트 등의 이론은 역학적으로 봐서 효율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라고 권 교수는 주장했다. 
 
레드베터의 지도를 받은 후 닉 팔도는 메이저 6승을 거뒀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레드베터가 심리적인 부분 등에서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의 스윙 이론은 도움이 될 게 별로 없다. 오히려 뛰어난 재능을 가진 팔도가 레드베터의 명성을 올려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지면 반발력을 이용한 스윙에 대해 권 교수는 “초보자는 어느 정도의 절충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운동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짧은 시간에도 30야드를 늘리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했다. 권 교수가 직접 스윙 지도를 하지는 않는다. 그는 “연구자이기 때문에 교습가의 선을 넘지 않겠다”고 했다.
 
권 교수의 이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송경서 JTBC 해설위원은 “공을 멀리 치는 원리를 역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교습법이다. 그러나 공을 정확한 방향으로 보내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근육이 약한 초보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백스윙이 느린 박인비가 훌륭한 성적을 내듯이 역학 이론을 기본으로 해서 각자에게 맞는 템포를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운동 역학을 전공한 이기광 국민대 스포츠 재활학과 교수는 “골프 스윙은 인체가 가진 많은 관절이 대부분 동원되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다차원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해야 한다. 여기에는 맞교환(trade-off)이 있고, 보상(compensation)이 있다. 거리를 늘리면 정확성과 일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고 무리하게 힘을 주면 부상이 많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원 JTBC 골프 해설위원은 “골프 스윙은 클럽을 통한 힘의 전달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물리학의 영역이다. 클럽이 어느 위치에서 어느 경로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그 힘의 유효성이 달라지는 건 기하학이다. 결국 골프는 생체 역학 이외에도, 물리학, 기하학, 심리학, 신경과학 등 여러 가지 학문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중 특정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도그마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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