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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맞아도 넘어가는 프로야구 ‘탱탱볼’ 바꾼다

KBO 공인구는 미국·일본 공보다 큰 반발력 탓에 한국 야구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중앙포토]

KBO 공인구는 미국·일본 공보다 큰 반발력 탓에 한국 야구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중앙포토]

프로야구에서 사용하는 야구공의 반발력을 내년부터 낮춘다. 매년 심화하는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조정키로 했다.
 
정금조 KBO 사무 차장보는 19일 “5월부터 우리 공인구(스카이라인)의 반발력을 미국(롤링스), 일본(미즈노, 사사키)과 비교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도 공을 보내 테스트했다”며 “한국 공인구 반발력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돼 반발력을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인구 제조업체 스카이라인은 이에 따라 반발력을 낮춘 공의 생산을 준비 중이다. 내년 2월 구단들의 스프링캠프 때 선수들이 새 공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 사무 차장보 설명이다.
 
공의 반발력을 낮추는 이유는 두 가지다. 5년째 악화일로인 타고투저 현상의 해소, 그리고 국제대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2014년 이후 KBO리그 팀 타율은 0.290 안팎이다. 올해 4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가 5명이다. SK·KT·롯데는 팀 홈런이 200개를 넘는다. 스트라이크 존이 좁고, 공의 반발력이 크고, 마운드가 낮으면 타자에게 유리하다. 반대 경우엔 투수에게 유리하다. 3가지 요소를 규칙 안에서 조정하는 게 지나친 타고투저 또는 투고타저 현상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정 사무 차장보는 “심판위원회가 스트라이크 존의 정확성·일관성을 강화하려 노력 중이다. 국내 구장의 마운드 높이는 평균 10인치(약 25㎝) 정도다. 이는 외국 구장과 거의 같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 결국 공인구 반발력 조정이 KBO 사무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공인구의 반발계수는 0.4134~0.4374 범위에 있어야 한다. 반발계수는 공이 튕겨 나오는 속도(㎧)를 바닥에 떨어지는 속도(㎧)로 나눈 값이다.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에 따라 오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반발계수가 0.001 높아지면 타구의 비거리는 20㎝ 정도 늘어난다.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0.0240) 안에서도 4.8m 정도 비거리가 차이 난다.
 
스카이라인 공의 반발계수는 허용치의 중간값(0.4250) 정도다. KBO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선 공의 발발계수를 명시하지는 않는데, 0.4000~0.4100 정도다. 일본은 0.4100이다. 메이저리그 최저치와 비교하면, 한국의 타구는 5m 정도 더 날아간다. 이처럼 KBO리그 공인구는 반발력이 커서 일부 팬이 ‘탱탱볼’이라 부른다. 과장이긴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반발력을 현재보다 0.010 정도 낮추면, 타구의 비거리가 2m쯤 짧아지고 타구 속도도 줄어 홈런·타율 등의 지표가 떨어진다.
 
프로야구에서 걸핏하면 나오는 ‘핸드볼 스코어’는 경기력 저하의 상징이다. 균형 잃은 타고투저는 투수와 타자 모두의 경기력을 떨어뜨린다. 국내에서 장타를 펑펑 쳤던 타자가 국제무대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내년 프리미어12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선 사사키 공이 공인구로 지정될 전망이다. 2021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롤링스가 공식구로 사용될 예정이다. 연이은 야구 국제대회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공인구를 국제규격에 맞추는 일은 필수불가결하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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