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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7’ 중 한국 노사관계 꼴찌

# 자동차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유성기업. 이 회사 노조원 10명은 지난달 아산공장 사무실에서 회사 임원을 집단 폭행한 의혹을 받고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폭행당한 임원은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는 지난 6일 광주형 일자리 사업 저지를 위해 오전·오후 출근 조가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 공동 파업을 벌였다. 명백한 불법 파업이었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파업은 불법이지만 한국 자동차 노동자 전체를 위한 투쟁이기 때문에 강행했다”고 밝혔다.
 
노사협력을 포함한 한국 노동시장을 상징하는 지표가 10년 전과 비교해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동시장을 상징하는 지표 중에서 10년 전과 비교해 하락 폭이 가장 큰 건 노사협력 지표였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한국 노사협력 지표는 2008년과 비교해 29계단 하락한 124위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140개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대화 없이 투쟁만 일삼는 한국의 노동시장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을 주도한 이병훈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은 “회사와 노조 사이의 벽이 이렇게 높은지 몰랐었다”고 하소연했다.
 
2018 노동시장 효율성 지표

2018 노동시장 효율성 지표

국가별 경제 규모를 고려한 지표 분석에서 한국의 노사협력 지표는 꼴찌를 기록했다. ‘20-50클럽’ 7개 국가(미국·영국·프랑스·일본·이탈리아·독일·한국)의 노사협력 지표를 비교한 결과, 한국이 7위를 기록했다. ‘2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인 국가를 말한다. 10년 전과 비교해 20-50클럽 국가 중에서 노사관계 지표 순위가 하락한 곳은 한국이 유일했다.  
 
노사관계 지표와 함께 고용·해고 관행, 정리해고 비용, 임금 결정 유연성, 전문경영인 의존도 지표도 10년 전보다 하락했다. 유연한 고용·해고가 얼마나 허용되는지를 평가하는 ‘고용·해고 관행’ 지표에서 한국은 45위를 기록한 2008년과 비교해 42단계 하락한 87위를 기록했다. 이는 20-50클럽 7개 국가의 모든 노동시장 평가 지표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반면 상승한 지표도 있었다. 15~64세 임금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을 평가하는 여성 경제활동참가 지표에서 한국은 2008년(80위)보다 순위가 상승해 5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국(17위), 프랑스(21위), 독일(29위)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임금과 생산성의 상응도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임금 및 생산성’ 지표는 10년 전과 비교해 순위는 하락했지만 140개국 중에서 16위를 기록해 상위권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보고서(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를 기반으로 조사됐다. WEF는 2007년부터 140개 국가의 노동시장 지표를 보고서에 포함했다. 통계와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노동시장 지표를 매기고 이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영국 정부가 이끄는 노사관계 모델을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했다. 영국은 20-50클럽 7개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노동시장을 평가하는 지표가 10년 전과 비교해 모두 상승했다. 영국 정부는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노사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노조의 경영 판단 개입 불가 원칙이 대표적이다. 노조가 경영 판단에 간섭하지 못하게 규제하는 한편 정부가 파업을 위한 무기명 찬반투표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한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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