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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인싸] 20대 여성들은 왜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할까?

‘여의도 인싸’는 국회 안(inside)에서 발생한 각종 이슈와 쏟아지는 법안들을 중앙일보 정치팀 2030 기자들의 시각으로 정리합니다. ‘여의도 인싸’와 함께 ‘정치 아싸’에서 탈출하세요.
 

“20대 여성들은 지금 우리나라꼴을 보고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나?”
“잘 생겼다고 문재인 찍은 20대 여성들 내 주변에 많더라.”
 
문재인 대통령 [뉴스1]

문재인 대통령 [뉴스1]

 
최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들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인터넷과 SNS에서 쏟아진 반응의 일부입니다. 지난 17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 즉 지지율은 63.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부정평가는 29.1%로 가장 낮고요.
20대 남성은 정반대였습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9.4%로 최저, 부정평가는 64.1%로 가장 높았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m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mm@joongang.co.kr

 
 
리얼미터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도 논란, 그리고 여성폭력과 여성차별 문제에 대한 정부ㆍ사회적 해결 과정과 일자리 등 경제사회적 상황 악화 과정에서 20대 남성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피해의식, 소외감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20대 여성들이 문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뭐라고 봐야할까요? 이들이 페미니스트이고 현 정부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서일까요?

 
20대 여성 지지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직장인 김모씨(27)
문 대통령을 왜 지지하나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이고 기대가 컸기 때문에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호감형 외모라는 점도 무시 못할 요소라고 생각해요.
 
어떤 부분이 호감을 느끼게 하나요?
김정숙 여사와 같이 나오는 장면을 보면 애처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기견 보호소에서 강아지를 입양해 키운다는 걸 알고나서 이미지가 더 좋아졌어요. 또 출산이나 육아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편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봐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맥줏집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만나 건배하고 있다. 이 날 행사는 대통령 후보 시절 약속한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맥줏집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만나 건배하고 있다. 이 날 행사는 대통령 후보 시절 약속한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대학생 박수진씨(21) 
문 대통령에게 투표했나요?
아뇨.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찍었어요. 하지만 최악은 피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긍정적으로 보나요?
평화통일에 대한 활동과 개헌논의를 비롯한 정치개혁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모습에서 이전 정권에서 못 했던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북한 지도자의 독재와 정치 사회적 문제점도 섬세히 다뤄야 한다고 봐요.
 
여성친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어서는 아닌가요?
특별히 와 닿는 건 없어요. 아직까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예전 정부처럼 가임기 여성지도를 그린다거나 이런 ‘뻘짓’을 하진 않는다는 걸 좋게 볼 수는 있겠죠.
 
여성들이 SNS에 올린 탈코르셋 인증샷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성들이 SNS에 올린 탈코르셋 인증샷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대 여성들이 문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는 이유엔 여러가지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특히 20대의 생각에 주목하는 이유는 유독 이 세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젠더 갭(gap)’ 때문입니다. 리얼미터가 최근 실시한 공동체 갈등 관련 여론조사(성인 1018명 대상)에 따르면, 20대는 성 갈등(57%)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습니다. 전체 연령대에선 빈부갈등(3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20대는 젠더 이슈에 더 민감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최근 논란이 된 ‘여성폭력방지법’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에서도 20대 여성의 91.5%가 찬성한 반면, 20대 남성은 26.2%만 찬성하는 등 젠더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습니다.
 
젠더 이슈에서만 차이를 나타내는 건 또 아닙니다. 지난 2월 23일 한국갤럽이 평창동계올림픽 한반도기 공동 입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발표했는데 20대 남성은 62%가 지지한다고 응답했고, 20대 여성은 85%의 압도적 지지를 보였습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잘 된 일이라는 응답을 봐도 20대 남성은 43%, 여성은 59%로 격차가 벌어져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말이죠.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중국 여성 정치인 류옌둥 국무원 부총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지난 2월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중국 여성 정치인 류옌둥 국무원 부총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지난 2월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학계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생 사회에서도 스쿨미투, 탈코르셋 운동, 반려동물 보호 등 진보적인 담론이나 사회운동을 주도하는 건 주로 여성들”이라며 “단순히 문 대통령 개인에 대한 선호도라기보다는 현 정부의 방향성과 20대 여성들의 가치관이 가까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대 남성 지지율도 단순히 젠더 갈등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 교수는 “20대 남성들이 여전히 ‘1인 생계부양자 모델’에 갇혀있는 현실과 현정부의 노동정책 실패가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남자는 한 가정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해’ ‘남자는 안정적인 직장이 있어야 결혼도 할 수 있어’ 등 부모 세대로부터 강요받은 남성성이 무의식에 존재하기 때문에 노동시장이 불안할수록 여성보다 더 피해의식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더 나아가 남자는 군대도 가야하잖아!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리면 어떡하지? 등등의 불안 요소가 더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까지 생긴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11월 3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린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학생회 날 스쿨미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집회는 청소년 페니니즘 모임, 전국청소년행동연대 날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전연대 등 34개 단체가 참여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 3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린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학생회 날 스쿨미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집회는 청소년 페니니즘 모임, 전국청소년행동연대 날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전연대 등 34개 단체가 참여했다. [연합뉴스]

 
어쨌든 20대의 젠더 갭이 지속된다면 2020년 총선에서도 주된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치권에선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분명히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남성이 문재인 정부의 ‘약한 고리’라고 보고 공략하려는 쪽에서는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며 공약을 만들어낼 겁니다. 지난해 대선 때는 20대 여성 투표율(79%)이 남성(73.3%)에 비해 높았지만, 언제든 역전이 될 수는 있으니까요. 물론 젠더 갭을 뛰어넘어 청년 세대의 지지를 골고루 받는 정책을 만든다면 가장 좋겠지만요.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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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