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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부 비위 판사 8명 징계…"정직 과해" vs "솜방망이"

김명수 대법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 당시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징계에 회부된 판사 13명 중 8명에게 정직 등 징계처분을 내렸다. [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 당시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징계에 회부된 판사 13명 중 8명에게 정직 등 징계처분을 내렸다. [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관련 판사 8명이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다.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가 발표한 이 같은 결정에 대해 18일 법조계 내부에서는 “판사 입장에서 정직은 사실상 사형 선고와 다름없다”는 말에서부터 “그 정도 개입했는데 정직 6월 정도면 사실상 많이 봐준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규진·이민걸 고법부장 정직 6개월
이날 법관징계위는 전날 징계가 청구된 법관 13명에 대한 제4차 심의기일을 열고 3명은 정직, 4명은 감봉, 1명은 견책 처분했다고 밝혔다. 옛 통합진보당 행정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각각 정직 6개월로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를 받았다.
 
통진당 비례대표 지방의원 행정소송 등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들 법관의 징계 수위를 두고 법원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수도권 지역의 한 판사는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직 1년이 최고 징계 수위인 것을 감안하면, 정직 6개월은 정말이지 큰 중징계”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법관징계법에 따라 징계 최고 수위인 정직 1년을 받은 판사는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재판 청탁 등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김수천 전 부장판사와 ‘명동 사채왕’으로 불린 사채업자로부터 수사 무마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최민호 전 판사 등이 있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이 지난 12일 오전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뉴스1]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이 지난 12일 오전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뉴스1]

 
"사회적 사형 선고" VS "수위 낮아" 
법관징계법상 법관에 대한 징계 처분은 정직, 감봉, 견책 세 가지로, 파면 해임은 불가능하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평생 ‘징계 법관’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하는 판사 입장에서 사회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며 “변호사 활동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법원 관계자는 “정직은 직무집행을 정지하기 때문에 그 기간 출근은 하지 않고, 보수도 지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서울의 한 판사는 “정직 자체가 중징계이긴 하지만, 양 전 대법원장 시절 기조실장을 지냈던 이민걸 부장판사 등이 정직 6개월에 그친 것은 사실상 작은 징계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직 자체가 변호사 개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큰 징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변호사법상 공무원 재직 중 징계처분에 의해 정직된 경우, 그 정직 기간에 있는 사람은 변호사가 될 수 없지만 정직 기간이 끝나면 가능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취재진 앞으로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취재진 앞으로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정직 처분을 받은 법관 이외에도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근무하며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관련한 대응 문건을 작성한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와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각각 감봉 5개월, 김민주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와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는 각각 감봉 4개월과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문성호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행정사건 전원합의체 회부 검토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받았으며,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수립에 관련했다는 이유로 징계가 청구된 김모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노모 서울고법 판사에 대해서는 불문(不問) 결정이 내려졌다. 불문은 징계사유가 있으나 징계처분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단, 징계가 청구된 법관 가운데 국제인권법연구회 압박 방안에 관여하거나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와 관련해 징계가 청구된 법관 세 명에 대해서는 무혐의가 인정됐다.
 
법관징계위는 7월 20일 첫 심의를 시작으로 이달 1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장고를 거듭한 끝에 이와 같은 징계를 의결했다. 징계위의 의결 내용은 결정서로 만들어져 징계 청구인과 피청구인, 징계 처분권자에게 각각 송달된다. 대법원장은 징계위의 결정에 따라 처분·집행을 하고, 이를 관보에 게재하게 된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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