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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vs 김태우 문건···첩보 파워, 임종석에 달렸다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린 단초가 됐던 2014년 ‘정윤회 문건’.
 
2014년 12월 10일. 국정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이고 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던 정윤회(가운데)씨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4년 12월 10일. 국정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이고 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던 정윤회(가운데)씨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와 관련한 비위 의혹에 대한 2018년 ‘김태우 문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러시아 모스크바행 여객기 탑승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러시아 모스크바행 여객기 탑승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둘 사이에는 닮은 점이 많다.
 
정윤회 문건은 이재만ㆍ안봉근ㆍ정호성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여권 실세들의 동향과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등에 대한 보고서다.
 
해당 문건은 외부로 유출돼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에 있던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던 박관천 전 경정은 공무상 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공용서류 은닉 등 3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2014년 12월 4일. '정윤회 문건' 작성자 박관천 전 경정이 검찰에 출석했다. 중앙포토

2014년 12월 4일. '정윤회 문건' 작성자 박관천 전 경정이 검찰에 출석했다. 중앙포토

 
김태우 문건도 김 수사관이 우 대사 등에 대한 첩보 보고서를 언론에 제보하면서 논란이 됐다.
 
2014년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박 전 경정의 행위를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며 유출 경위에 초점을 맞췄던 점과, 현재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김 수사관의 행위를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라고 규정한 점도 유사하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차이점도 있다.
 
특감반 첩보는 ‘특감반원 생산→행정관→특감반장→비서관→민정수석→비서실장 보고’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식 문건이 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단계별 데스킹 과정을 거치는데 (민간인 관련ㆍ미확인 정보 등) 불순물은 매 단계마다 걸러지고, 걸러진 불순물은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감반원이 생산한 정보 중에는 확인이 되지 않은 사안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실로 확인된 정보만 정식 보고서가 된다는 설명이다.
 
정윤회 문건은 특감반이 생산한 문건은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을 통해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정식 보고됐다. 데스킹을 거친 상당 부분 ‘사실’로 판단되는 문건이었다는 뜻이다.
 
박관천 전 경정은 17일 JTBC에 출연해 “2014년 1월 7일 김기춘 실장에게 보고가 됐다”며 “며칠 뒤 나를 비롯한 몇명을 내보내라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안봉근 비서관이 김기춘 실장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수사관이 자신이 생산한 첩보의 진척 상황을 경찰청에 물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통상적이지 않다. 특감반장이나 비서관에게 (첩보를) 넘기고 개개인의 감찰반원들은 내 첩보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정적 차이점은 '최종 보고라인'
 
정윤회 문건과 달리 김태우 문건은 ‘데스킹’을 거치지 않은 ‘원자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김 수사관이 언론에 공개한 첩보 내용 중 상당수는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돼 검증 과정에서 삭제된 사안”이라며 “폐기된 첩보 내용은 기록에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어느 단계에서 삭제됐는지 정확히 검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한병도 정무수석이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 참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한병도 정무수석이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 참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다만 우 대사와 관련된 첩보 내용은 조국 민정수석에게까지 보고돼 인사검증 라인을 통해 확인됐다고 한다.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이 역시 조국 수석선에서 정리가 된 사안으로 임종석 실장에게는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 보고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에 대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수사관이 대통령 기록물법을 어겼다고는 보지 않고 있다. 그가 언론에 공개한 자료들은 이미 중간에 대부분 데스킹 과정에서 폐기된 ‘존재하지 않는 문건’이기 때문이다.
 
반면 박 전 경장의 경우 검찰이 대통령 기록물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박 전 경정이 유출한 문건을 신빙성이 있는 ‘정식 기록물’로 봤다는 뜻이다. 반면 법원은 “박 전 경정이 별도로 출력하거나 사본한 문건들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통령지정기록물도 아닌 추가 출력물이나 복사본까지 대통령기록물에 포함시켜 그 유출 행위 등을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2014년 12월 7일. 정윤회 문건보도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여당지도부와의 점심회동에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4년 12월 7일. 정윤회 문건보도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여당지도부와의 점심회동에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전 경정은 현재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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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