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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17건, 기소 34명, 의문의 4000만 달러…트럼프 기소?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기소되는 현직 대통령이 될까.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의 지난 대선 개입 공모 및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최종 결론을 담은 수사결과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뮬러 특검이 기소의견을 낼 경우 미국에선 현직 대통령의 형사소추에 대한 면책특권에 첫 판례가 생길 전망이다. 측근인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대선 기간 트럼프와 성관계 스캔들이 불거진 여성 두 명에게 ‘입막음 돈’을 준 건 “그의 지시였다”라고도 폭로했다. 최소 7개의 연방 수사당국이 관련 수사 17건을 진행 중이어서 내년 초 뮬러 특검이 끝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사법 위기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AP=연합뉴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AP=연합뉴스]

 
수사 17건 진행 중…러시아인만 25명 기소
우선 뮬러 특검이 지난해 5월부터 17개월여 진행 중인 수사만 7건이다. 17일 워싱턴포스트와 미 온라인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뮬러 특검 수사의 본류는 러시아 정부의 2016년 미 대선 개입이다. 이미 힐러리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서버를 해킹한 혐의로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요원 12명을 기소했다.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의 소셜미디어 공작과 관련해 13명을 별도로 기소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폴 매너포트 전 선거본부장,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해 기소된 사람만 34명에 이른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IRA 활동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1000만건 이상의 트윗, 11만 6000건의 인스타그램, 6만여건 페이스북 게시글과 1000여건의 유튜브 동영상으로 친(親)트럼프-반(反)힐러리 메시지를 유포했다. 페이스북에서 1억 2000만명, 계열사인 인스타그램 가입자 2000만명에게 퍼졌다고 한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해킹한 힐러리의 e메일 등이 선거 도중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되는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의 개입에 대한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이미 특검에 의해 기소된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와 공모 의혹도 뮬러 특검 수사의 초점이다. 
 
특검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최소 14명의 트럼프 캠프 인사들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기 위해 러시아 정부 인사, 정보 요원 및 대리인들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선 및 정권인수과정에서 러시아 측과 접촉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특검에 협력해온 플린 전 보좌관의 18일 선고 공판 결과도 주목된다. 연방 검찰이 터키 정부를 위해 반체제 인사 송환과 관련해 불법 로비를 벌인 플린의 사업 파트너 두 명을 기소했기 때문이다.

 
와이어드는 “러시아 개입에 가려졌지만, 뮬러 특검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및 이스라엘 등 중동이 트럼프의 선거를 지원하거나 사위 쿠슈너 사업을 돕고 영향력을 행사한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 국장[AP=연합뉴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 국장[AP=연합뉴스]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수사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하는 등 사법방해 혐의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중인 마이클 플린 전 보좌관을 “놔주라”라고 말한 녹취록이 이미 공개된 바 있다. 뮬러 특검은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을 포함해 러시아 개입 수사에 관해 호도한 공개발언들까지 특검이 광범위하게 증거자료로 수집했다고 한다.

 
모스크바 트럼프타워에 560억원 펜트하우스?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과 관련해선 수천억 원대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프로젝트가 도마 위에 올랐다. 코언 변호사는 지난해 의회에서 “트럼프타워 프로젝트는 대선 훨씬 전 종결됐다”고 증언했지만, 뮬러 특검에 의해 대선 막판까지 러시아 대통령실과 트럼프타워 건립에 대해 논의한 증거가 드러나며 위증죄까지 추가해 처벌받았다. 트럼프타워 계획안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5000만 달러(약 560억원)짜리 펜트하우스를 제공하는 안이 포함돼 트럼프-푸틴 연결고리로 주목받았다.

 
뉴욕 연방 검찰은 코언 변호사의 입막음 돈 지급을 포함한 트럼프 재단의 불법자금 운용 외에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기부금 1억 700만 달러의 유용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기부금 가운데4000만 달러의 출처가 불분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 FBI는 상당수 기부금이 취임식 행사에 참석했던 러시아 인사들로부터 흘러나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매너포트 수사에선 친푸틴계 우크라이나 기업인이 5만 달러를 기부한 게 드러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별도로 매릴랜드주 및 워싱턴DC 검찰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필리핀 등이 집중적으로 트럼프 호텔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로비했다는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워싱턴DC 검찰은 전미 총기협회(NRA)를 통해 로비를 벌인 러시아 여성 마리야 부티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그녀는 공화당계 인사와 동거하며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알렉산드르 토르신 중앙은행 부총재를 위해 정보를 수집했다는 혐의에 대해 최근 유죄를 인정했다.  
 
마이클 코언 변호사[AP=연합뉴스]

마이클 코언 변호사[AP=연합뉴스]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소될 수 있는 직접적인 혐의는 코언 변호사를 통해 불법 입막음 돈을 지급했다는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뿐이다. 미국 헌법에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에 대한 조항은 없지만, 학계에선 경미한 기술적인 범죄로 대통령을 기소할 수는 없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데이비드 슈퍼 조지타운대 로스쿨 교수는 미국의 소리(VOA)에 “면책특권은 군주정의 특성으로 공화정 수립과 함께 거부된 개념”이라면서도 “검찰은 현직 대통령에게 명백하고 중대한 중범죄를 발견했을 때 기소하는 전술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뮬러 특검의 최종 수사결과 보고서에서 사법방해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중범죄 혐의를 밝힐 경우 기소절차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재선 실패하면 임기 후 기소설' 모락모락  
하지만 뮬러 특검 역시 ‘스모킹건’,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할 경우엔 2020년 말 재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해 임기를 마칠 때까지 기다린 후 기소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민주당이 별도로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도 현재로썬 낮아 보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내정자는 앞서 하원의장이던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당내 탄핵 주장을 물리친 바 있다. 또 1998년 빌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당시 야당인 공화당이 탄핵을 밀어붙이다가 이례적으로 중간선거에서 패배했던 장면도 목격한 바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다고 해도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부결될 게 뻔해 실익도 없는 상황이다. 
 
폴리티코는 “펠로시는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역풍이 우려되는 탄핵보다는 뮬러 특검이 수사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시간과 여지를 보장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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