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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악인가] 금호아트홀이 사라진다

김호정 문화팀 기자

김호정 문화팀 기자

시작은 미술관 공연이었다. 1997년 6월 7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사각형 공간에 간이 무대, 의자 200여개를 놓고 연주자와 청중이 밀착했다. 티켓 값은 5000원이었다. 당시 기사엔 “내로라 하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꾸미는 알찬 프로그램, 150석 규모의 아담한 홀에다 값싼 입장료, 경복궁이 건너다 보이는 운치있는 장소로 음악애호가들 사이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는 공연”이라고 소개됐다. 또 “소문을 듣고 가보면 좌석이 없어 허탕을 치기 십상”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1997년 8월 26일자>
 
21년 전의 금호갤러리 콘서트다. 토요일 콘서트의 인기는 상당했다. 98년부터 화요일에는 14세 이하 영재를 선발해 무대를 마련해줬고 99년부터 목요일에는 영아티스트 기획 공연을 매주 열었다. 그때마다 청중이 북적였다. 이들을 모두 담을 수 있는 390석 크기로 신문로에 2000년 문을 연 공연장이 금호아트홀이다.
 
390석은 적당한만큼 애매한 크기다. 티켓을 2000장 넘게 판매할 수 있는 웬만한 콘서트홀 만큼은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없고, 그렇다고 갤러리 콘서트 시절처럼 사적인 공간으로 남기도 어렵다. 최근 금호아트홀에는 세상 모든 사람이 아는 유명한 연주자 대신, 취향으로 평가받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서 왔다. 또한 열거하기에 너무 긴 명단의 젊은 연주자들이 여기에서 데뷔했다.  
 
거창하게 히트한 공연이 이어지는 곳은 아니었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해받기에는 공연장의 크기도 위치도 적당했다. 광화문 한복판의 소음이 차단되는 작은 상자와 같았다. 다만 20년 전처럼 자리가 없어 허탕을 치게 되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금호아트홀은 내년 4월 말 공연까지만 하고 문을 닫기로 이달 결정했다. 금호아트홀을 운영하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건물주가 아니고, 임대 계약은 연장되지 않았다. 금호아트홀에서 예정됐던 5~12월 공연은 신촌의 연세대학교 캠퍼스 안의 금호아트홀 연세로 옮겨 열린다.  
 
많은 것이 사라지는 와중이라 이상할 것도 없지만 새삼 궁금하다. 20여년 전 작은 공간이 미어지도록 음악을 듣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당시에는 휴일도 아니던 토요일 오후 7시에 저녁 밥 대신 음악을 더 즐겼던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부동산 문제로 음악을 덜 듣게 된 이들은 20년 후에 어떻게 보일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도 마냥 한가롭게 보이는 이상한 질문들이다. 
 
김호정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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