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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죽음으로 성폭행 호소···檢, 무죄 뒤집고 징역 7년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 3월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에서 30대 부부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부인은 사망한 상태였고, 남편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역시 숨졌다.
 
“죽어서라도 복수한다” 유서에 남긴 부부
부부는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 박모(38)씨를 지목했다. 폭력조직원인 박씨는 지난해 4월 충남 계룡시 한 모텔에서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A씨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인물이다. 그는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심은 폭행 혐의 등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A씨를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부부는 유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면서, 박씨를 향해서는 ‘죽어서라도 끝까지 복수하겠다’는 저주를 쏟아냈다. 죽음을 통해 피해를 호소하고 엄벌을 촉구한 것이다.
 
1·2심은 성폭행 무죄 판결…대법원 “재판 다시 하라”
17일 대전고법에선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이 열렸다. 지난 5월 2심 역시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원심을 인정할 만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이 A씨의 피해 증언에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될 여러 사정이 있는데도 증명력을 배척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전고법 형사8부(전지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초기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가 자신을 강간 혐의로 고소했지만, 성관계 사실이 없다고 말했고, 수사가 시작되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삭제했다”며 박씨의 진술에 의문을 드러냈다.
 
검찰, 파기환송심서 징역 7년 구형
박씨 측 변호인은 이날 결심 공판에서 “대법원은 A씨가 이혼 문제와 딸의 진학 문제 등을 피고인에게 얘기한 것은 서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정작 A씨는 피고인의 협박 때문에 말했다고 진술했다”며 “대법원의 판시와 피해자의 진술에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은 원심이 성인지 감수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1·2심이 오랫동안 심리한 것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한 명의 억울한 범죄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법의 취지를 고려해 달라”고 했다.
 
박씨도 “원심이 성폭행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이유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며 “사건을 면밀히 살펴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박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내년 1월 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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