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현장에서]핵심인 '카풀' 쏙 빼놓고 "공유경제 도입" 외친 정부

박태희 산업2팀 기자

박태희 산업2팀 기자

머리에 뿔이 달린 상상 속의 동물 '유니콘'이 정보기술(IT) 용어가 된 건 2013년 무렵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이 30여개나 등장하면서다. 상장도 안 한 기업이 1조원의 가치를 기록하는 일이 마치 상상 속 동물 유니콘이 현실에 나타나는 것과 같다는 뜻에서 보통명사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오늘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산업이 활력을 잃고 젊은 층이 구직을 고통으로 느끼는 시점에, 그래서 유니콘 기업의 탄생이 절실한 때에 내놓은 정책이라 기대가 자못 컸다.  
 
그런데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대목이 있다. 정부는 '중점 추진 4개 분야' 가운데 이해관계의 대립을 극복해야 할 산업을 '빅 딜' 분야로 묶어 발표했다. 정부는 빅딜 분야를 설명하면서 "카셰어링이나 숙박 등 공유경제를 촉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정작 정부 공식 자료에는 최근 관심이 집중되는 '카풀'이라는 용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부는 세종·부산 등 스마트시티 시범 지구에서 자동차 대여·반납 구역이 제한 없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카셰어링은 렌터카 서비스와 유사할 뿐 '차를 소유한 사람'과 '차가 필요한 승객'을 스마트폰으로 연결해주는 카풀과는 다른 서비스다. 소비자들이 택시 대체 교통수단으로 기대하는 승차 공유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방침이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은 것이다.
 
IT업계에서는 당장 "택시기사들의 반발에 정부의 공유경제 의지가 움츠러들고 말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특허분쟁 전문가인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는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인 카풀을 빼놓고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발표는 정책 설득력이 한참 떨어진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해 12월 주목할 만한 통계를 내놨다. 이름하여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데카콘 기업 7'. 데카콘은 10을 뜻하는 접두사 '데카(Deca)'와 유니콘의 합성어다. 기업가치가 유니콘의 10배인 100억 달러(11조3000억)에 이른 기업들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나머지 기업들과 압도적 차이로 1위에 오른 기업은 차량 공유 업체 '우버'였다. 2010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 66개국 528개 도시에서 차량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승객과 차량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미국 스타트업 사상 최고인 680억 달러(약 73조 720억원)의 기업 가치를 기록했다. 2위 에어비앤비는 방 한 칸 소유하지 않고 빈 방을 소유한 집주인과 여행객을 앱으로 연결해 주면서 기업 가치를 33조원이나 인정 받았다. 
이밖에 4위에 오른 위워크도 사무실 공유 서비스로 기업가치를 23조원이나 인정 받았다. 공유경제가 이미 세계 주류 질서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다.  
2019년 경제정책에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국내에서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해법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업체 핏치북에 따르면 유니콘으로 올라선 스타트업 수는 최근 5년 사이 무려 353.1% 증가했다. 미국에서만 올해 145개 스타트업이 유니콘 반열에 올랐는데 그들의 합산 가치는 5559억 달러(약 625조 원)에 달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는 2016년 8월 차량공유 서비스를 합법화하는 조건으로 이용 횟수 당 20센트의 세금을 부과했다. 우버와 리프트(Lyft)를 통한 차량 중개 서비스만 매달 200만건이 넘으면서 세금 징수액만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주 정부는 이중 25%를 택시업계 지원에 쓴다. 신기술과 기존 서비스가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정치가 내놓은 사례다.
핏치북 발표에서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은 '고작' 3개(쿠팡, 옐로모바일, 넷마블게임즈) 다. 이 숫자가 내년에 크게 늘 거라는 기대를 이번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서 갖기는 어려웠다. 
박태희 산업2팀 기자 adonis55@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