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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정유라‧숙명여고'… 서울 초중고 감사결과 1107건 공개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최근 6년간의 초중고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한 학부모가 내신비리를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한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최근 6년간의 초중고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한 학부모가 내신비리를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한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선화예고는 2009·2011학년도에 승마대회 출전 때문에 학교를 각각 3·5일 동안 빠진 학생을 출석으로 처리했다. 학생이 ‘현장체험 학습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3년 동안 19일 결석한 것도 출석으로 인정했다. 또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회출전 횟수가 연 4회로 제한돼 있지만, 이를 위반하고 연 6회 대회 출전을 승인했고, 이 때문에 등교하지 않은 날에도 학생부에는 단체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기재했다.
 
서울 건대부고는 2015·2016학년도에 걸쳐 학생부를 부당하게 정정하는 일이 총 244건 있었다. 2015·2016학년도에는 봉사활동에서 70건, 2015학년도에는 출결 사항에서 46건, 2013·2016학년도에 창의적체험활동에서 128건 발생했다. 2012학년도에는 학생들의 진로지도사항을 정정하면서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았고, 학생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기재가 누락돼 2년 후에 정정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초·중·고와 산하기관 감사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 결과 학사관리 등이 부실하게 운영한 곳이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학사 비리 문제나 최근 논란이 된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태가 한두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최근 6년간(2013~2018년) 감사결과를 공개하고 총 1107건의 지적 사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결과 공개는 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 것과 형평성을 맞추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학교명을 포함한 감사 결과가 공개된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숙명여고 수사결과 발표 계기 전국 고교 내신비리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숙명여고 수사결과 발표 계기 전국 고교 내신비리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이번에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대상은 2013년부터 올해 12월까지 감사를 실시한 서울 시내 초중고와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이다. 종합감사와 특정감사 결과에 대한 감사 전문을 공개했고, 기관명도 포함됐다. 지금까지는 감사 결과는 공개되지만, 학교명은 익명으로 처리됐다.
 
본청에서 실시한 감사결과 지적사항은 총 234건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3년 11건, 2014년 16건, 2015년 31건, 2016년 63건, 2017년 63건, 올해 50건이다. 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한 감사에서는 총 873건이 지적사항이 있었다. 가장 많은 곳은 강동송파교육지원청(104건)이었고, 강남서초교육지원청(101건), 남부교육지원청(95건), 강서양천교육지원청(93건) 등이 뒤를 이었다.
 
공개된 감사결과에 따르면 성적이나 학생부 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학교가 다수 있었다. 서울 오류고는 2016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 후 학업성적관리를 소홀하게 했다가 적발됐다.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채점할 때 유사정답 인정이나 부분점수 부여에 대해서는 학업성적관린위원회 심의와 학교장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 없이 채점을 진행한 것이다. 서울 풍문여고는 학생부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학생부의 기록오류를 정정할 때는 담임과 부장, 교감, 교장의 4단계 결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2012~2016학년도에 총 9번에 걸쳐 이런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관련 문제로 지적을 받은 곳도 있었다. 서울 덕수고는 2014년과 2015년에 야구부 코치를 학교 동문회 등의 추천을 받아 비공개로 채용했다가 적발됐다. 서울시에서 발간하는 ‘학교체육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운동부 지도자를 신규로 채용할 때는 반드시 공개채용을 하게 돼 있다. 정신여고는 2014년 외부 강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범죄조회 등을 하지 않았다가 문제가 됐다.
 
업무추진비 집행을 소홀하게 하는 등 회계 부정사례도 있었다. 서울 계성여고는 교육청이나 지자체로부터 교부된 경비와 수익자부담경비에 대한 예산을 편성할 때 사업목적과 내용을 모호하게 해 업무추진비 400여만원이 누락되는 일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부터 2013~2018년 초중고 감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학부모나 시민은 오후 6시 이후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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