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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사람이 먼저 친다, 달라진 골프규칙 살펴보니

기자
민국홍 사진 민국홍
[더,오래] 민국홍의 19번 홀 버디(19)
내년 1월 1일부터 개정되는 골프규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현대화다. 골프라는 스포츠를 고루하고 권위적인 율법학자로부터 스포츠의 박진감을 즐기는 일반 대중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다. 골프의 기본 정신과 원칙은 지키되 현대 스포츠에 어울리는 속도감을 높이자는 목적으로 45년 만에 골프규칙이 전면 개정됐다.
 
벙커의 예를 들어보자. 골프의 기본원칙은 볼은 놓인 그대로, 코스는 보이는 대로 플레이하라는 것이다. 벙커에 골프의 기본정신은 모래와의 싸움을 의미하고 이를 이겨내도록 도전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벙커에서 돌이나 낙엽 나뭇가지가 있어도 그대로 두고 쳐야 했다.
 
올 연말까지는 벙커에 들어와 돌을 건드렸다 하면 2벌타를 받았는데 모래와의 도전을 앞두고 2벌타를 받는 게 공정성을 기본으로 하는 스포츠 정신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골프규칙이 개정된다. 45년 만의 전면 개정이다. 연말까지는 벙커에 들어와 돌을 건드렸다 하면 2벌타를 받았는데 이는 공정성을 기본으로 하는 스포츠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 PIXABAY]

내년 1월 1일부터 골프규칙이 개정된다. 45년 만의 전면 개정이다. 연말까지는 벙커에 들어와 돌을 건드렸다 하면 2벌타를 받았는데 이는 공정성을 기본으로 하는 스포츠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 PIXABAY]

 
이전에는 워터해저드라고 명명된 연못 근처에서 떨어진 나뭇잎 하나만 치워도 2벌타를 받아야 했다. 해저드규칙의 기본정신은 이 구역에서는 플레이하는 게 어려운 장소이니만큼 볼을 그대로 놓고 칠 수도 있지만 1벌타를 먹고 해저드 밖으로 나가 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해저드에 들어가면 쉽게 2벌타를 추가로 맞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 플레이어는 해저드에 들어가면 무심코 눈앞에 보이는 떨어진 풀잎들을 치우기 마련이다. 이러면 2벌타를 먹게 되는데 버디를 2개나 해야 먹은 벌타를 깔 수 있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라면 버디 2개를 잡는 게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어렵게 벌은 점수를 이런 식으로 쉽게 까먹는다면 억울한 일이다. 바로 이런 것들을 없애자는 것이 규칙 현대화의 배경이다.
 
골프가 생긴 이래 다른 규칙보다 우선시되는 룰이 있었다. 플레이 순서다. 플레이어들은 홀에서 멀리 떨어진 볼부터 쳐야 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시 되던 룰이다. 이렇게 순서를 지키다 보니 골프라는 스포츠가 한없이 늘어지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한 플레이어가 카트 도로 같은 장해물을 만나 구제를 받을 경우 구제가 가능한지를 따지게 되고 가장 가까운 구제지점을 정한 다음 드롭을 하다 보니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다반사였다. 골프에서는 현대스포츠의 근간을 이루는 스피드가 슬그머니 사라졌다. 중계되는 골프를 보다 보면 짜증 날 정도로 더디게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이 골프를 많이 외면하고 있다고 한다. 원인은 단 한 가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규칙 현대화에서 고안해낸 것이 레디 골프다. 선수들끼리 서로 사인을 보내 준비된 사람부터 볼을 치자는 것이다. 골프 치는 시간이 많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골프대회는 훨씬 박진감이 넘칠 것이다.
 
물론 골프 규칙 현대화로 이전의 골프 맛이 안 날 수도 있다. 골프 규칙이 많이 완화됐는데 바로 이런 것이 골프의 엄격한 권위를 해친다는 지적이다. 또 골프규칙을 잘 아는 선수들이 기발한 묘수풀이로 러프에 있는 볼을 페어웨이로 구제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골프만의 묘미가 있는데 골프규칙이 단순화되고 쉬워지면 이런 게 사라질 수도 있다 우려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는 모든 스포츠가 추구하는 공정성과 일관성과는 거리가 먼 사항들이기 때문이다. 많은 골프 플레이어들이 골프 규칙이 어렵다고 불평을 하는 상황에서 골프 규칙이 쉬워야 골프가 대중화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규칙현대화는 전반적으로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향후 수차례에 걸쳐 내년 1월 1일부터 개정된 골프규칙을 소개할 예정이다.
 
코스가 한 눈에 보이는 골프장 전경. 새 규칙에서는 코스와 구역에 대한 정리를 새로 했다. 내년부터 티잉 구역, 페널티구역, 벙커, 퍼팅그린과 일반 구역으로 대체된다. [중앙포토]

코스가 한 눈에 보이는 골프장 전경. 새 규칙에서는 코스와 구역에 대한 정리를 새로 했다. 내년부터 티잉 구역, 페널티구역, 벙커, 퍼팅그린과 일반 구역으로 대체된다. [중앙포토]

 
새 규칙에서 코스에 대한 구역에 대한 정의를 새로 내렸다. 정리를 새로 했다. 올 연말까지는 첫 번째 샷을 하고 나가는 티잉그라운드, 해저드(워터해저드와 벙커 포함), 퍼팅그린과 이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의미하는 스루더그린(Through the green)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것이 내년부터 티잉 구역, 페널티구역, 벙커, 퍼팅그린과 이를 제외한 전 지역을 의미하는 일반 구역으로 대체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페널티구역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었다는 사실이다. 페널티구역은 연못 등 수역과 숲, 사막 지역 등을 포함한다.
 
플레이한 볼을 찾기 어렵거나 플레이가 어려운 지역에 대해 페널티구역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이 구역을 벋어나 치기 편한 지역으로 나오는 구제를 받기 위해 1벌타를 받아야 하므로 페널티구역이다. 이전 워터해저드와 비슷한 접근이다.
 
사실 볼 찾기가 어려운 구역이 연못뿐이던가. 페어웨이 옆의 울창한 숲이나 나무가 많은 경사면에 들어가도 샷 하기가 쉽지 않고 분실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해저드란 용어를 완전히 없애고 숲을 포함하는 페널티 구역이란 개념을 도입한 배경이다.
 
페널티구역에 들어가면 예전의 해저드와는 달리 제약이 없다. 이전에 해저드에 들어가면 돌이나 나뭇잎 등 루스임페디먼트를 건드릴 수 없었고 클럽을 지면에 댈 수도 없었다. 이런 지역은 원래 플레이하기가 힘든 곳인데 많은 행동의 제약을 가한다는 것은 가혹한 처사로 비합리적이었던 것도 사실인데 이번에 시정된 것이다.
 
노란 또는 빨간 페널티구역에 들어가면 1벌타를 받고 직전에 쳤던 지점으로 돌아가 플레이하거나 볼과 홀을 연결하는 직후방선에서 아니면 페널티구역에 들어간 경계에서 2클럽길이 범위 내에서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노란 페널티구역에 있는 볼에 대한 구제. [사진 민국홍, 제작 유솔]

노란 페널티구역에 있는 볼에 대한 구제. [사진 민국홍, 제작 유솔]

 
빨간 페널티구역에 있는 볼에 대한 규제. [사진 민국홍, 제작 유솔]

빨간 페널티구역에 있는 볼에 대한 규제. [사진 민국홍, 제작 유솔]

 
벙커에 대한 규정을 독립시키고 페널티구역이란 개념을 도입한 것은 합리성을 추구하는 현대정신에 부합된다. 페널티 구역의 도입은 한국 골프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동안 티샷이 산으로 들어가면 이를 찾느라 시간이 많이 걸려고 설사 찾더라도 미스샷이 나오는 바람에 골프가 싫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프로투어의 경우 선수의 볼이 러프 지역 옆 경사면에 들어가면 찾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해 경기지연의 주범이 되기도 했다.
 
앞으로 이런 페널티구역인 산비탈로 볼이 들어가면 못 찾더라도 1벌타를 먹고 평평한 러프 지역에서 구제를 받고 플레이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많은 골프장은 이미 경사면 지역을 해저드로 지정하는 등 탈법 경기운영을 해왔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내년부터는 이런 모든 게 합법화된다.
 
* 다음은 티잉 구역, 벙커, 퍼팅그린 등과 관련해 새 규칙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민국홍 KPGA 경기위원 minklpg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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