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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골간 바꿀 연동형비례제, 여야 사심 버려야 성공한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제도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뀐다면, 보기에 따라선 대통령 직선제 도입에 비견할 수 있는 큰 변화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그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전격합의했다. 아직은 ‘적극 검토’ 수준이지만, 선거법 개정 처리시한까지 못 박은 만큼 지금까지 나온 어떤 합의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현행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하에선 그간 유권자들의 ‘선택’과 ‘정당 의석수’ 간에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한 게 사실이다. 2016년 총선만 봐도 더불어민주당은 25.5%의 정당득표율로 123석을 얻었다. 반면 국민의당은 26.7%의 정당득표율을 올리고도 38석에 그쳤다. 전체 의석(300석)에 비해 비례대표가 47석에 불과한 데다, 비례대표에 대한 투표(정당투표)가 지역구 투표와 연동되지 않은 결과였다. 반면 ‘정당득표율’에 따라 총 의석을 고정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환산할 경우 민주당 의석은 110석으로 줄어들고, 국민의당은 83석으로 늘어난다. ‘죽은 표’는 줄어들고, ‘비례성’은 강화되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의 골간을 바꿀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려면, 적어도 다음 세 가지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2년 뒤 총선에서의 득실을 계산하지 말고, 사심을 버리되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한발 물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는 큰 원칙에 의견접근이 이뤄진 만큼 국회 정개특위의 후속협상에선 나머지 정당도 제도 도입의 부작용을 줄이는 데 열린 자세로 나와야 한다. 가령, 이 제도의 도입 시 극단적 세력의 원내 진출과 소수정당 난립을 걱정하는 반응이 적잖다. 그래서 독일의 경우 정당투표율 5% 이상을 획득하지 못하면 비례대표 의원을 확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런 논의를 ‘진입장벽’이라 반발만 한다면 후속협상이 제대로 될 수 없다. 물론 거대 양당도 정개특위 협상을 시간벌기 차원으로 인식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임해야 한다.
 
둘째, 정당 비례대표 공천룰을 개혁해야 한다. 우리는 전문성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당료나 특정 계파 인사들이 비례대표 상위순번을 받고 원내에 진출한 사례를 셀 수 없이 목격해 왔다. 비례대표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 제도가 지도부의 공천권이나 특정 계파의 기득권만 강화시킨다면 도입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일 것이다. 비례대표 확대는 반드시 정당 내 민주화와 병행되어야 한다.
 
셋째, 의원 기득권 포기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비례대표 확대로 의원 전체 숫자가 늘어날 경우 세비 동결 내지 삭감 등의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국민 입장에서도 봉급은 적게 주거나 동결하고 머슴을 더 고용할 수 있다면 굳이 반대만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런 결단 없이 의원 숫자부터 늘리려 한다면, 국민은 특권집단이 또 한번 자기 몸집만 키우려는 꼼수로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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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