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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직원 숨진 태안화력 컨베이어, 두달 전 안전검사 합격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의 유품이 15일 공개됐다. 사비로 산 손전등과 건전지, 부족한 식사 시간 탓에 늘 끼고 살던 라면과 과자, 김씨의 작업복 등이 포함됐다. [연합뉴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의 유품이 15일 공개됐다. 사비로 산 손전등과 건전지, 부족한 식사 시간 탓에 늘 끼고 살던 라면과 과자, 김씨의 작업복 등이 포함됐다. [연합뉴스]

김용균(24)씨의 사망을 불러온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석탄 운반설비는 두 달 전 안전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하청 업체 근로자의 열악한 근무 조건과 함께 부실한 안전검사가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고용노동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태안 화력발전소는 지난 10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동안 석탄, 석회석, 석고 등 운반설비 안전검사를 받았다.
 
안전검사는 민간 전문기관인 한국안전기술협회가 맡았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CV-09E’ 컨베이어벨트도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검사는 맨눈 검사, 장비 검사, 작동 검사 등의 방법으로 진행됐다. 안전검사 항목은 컨베이어벨트 안전장치 정상 작동 여부, 노동자에게 위험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의 덮개 등 안전장치 여부, 통로의 안전성, 비상정지장치의 적절한 배치와 정상 작동 여부 등이었다.
 
이 항목은 전부 합격 판정을 받았다. 사고를 낸 운반설비뿐 아니라 다른 컨베이어벨트의 안전검사 결과도 모두 합격이었다. 그런데도 김씨는 두 달 뒤인 지난 11일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는 협착 사고로 숨졌다. 혼자 밤샘 근무를 하던 김씨는 비상정지장치인 ‘풀 코드’를 작동시켜줄 동료도 없이 참변을 당했다. 이용득 의원은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을 혼자 해 긴급 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없었고, 안전과 직결되는 교육이나 안전검사도 미흡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번 사고의 주원인은 만약에 대비한 2인 1조 근무체제를 운영하지 않은 데 있다는 지적이 높다. 그 배경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하청 업체에 업무를 맡기는 ‘위험의 외주화’ 구조가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국내 5개 발전 기업의 산업재해는 모두 346건이고 이 중 하청 노동자 산재가 33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편 김씨의 유품과 생전 영상이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차 촛불 추모제에서 공개됐다. 지난해 9월 한국발전기술의 컨베이어 운전원으로 입사하기 직전 경북 구미 자택에서 찍은 영상에는 김씨가 첫 직장 출근을 앞두고 설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하지만 군 제대 후 7개월 만에 구한 첫 직장은 마지막 일터가 됐다.
 
이날 공개된 유품에는 사비로 산 손전등과 건전지, 식사시간이 부족해 휴대하고 있던 컵라면 등이 있었다. 유품에는 모두 석탄가루가 묻어있는 상태였다. 컵라면 3개와 과자 1봉지는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지던 작업 중간 허기를 달래주던 것이라고 한다.
 
김씨의 친구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그의 생전 영상을 보고 페이스북에 “짧은 25년, 길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정말 고생 많았다”며 “올라가서는 힘들고 무거웠던 짐들을 날려버리고 가볍게 날아다녔으면”이라고 적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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