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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용 후 핵연료 관리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갈등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7위로 매우 높은 반면 갈등 관리 지수는 27위로 바닥이다. 한국의 사회적 갈등 수준이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된다면 실질 GDP는 0.2% 포인트 올라가고, G7 평균수준으로 오르면 실질GDP는 0.3%포인트 올라간다고 한다.
 
방사성 폐기물 문제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 사안이다. 특히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사용후 핵연료는 높은 열과 방사능을 가지고 있어 우리의 생활권과 격리해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에 주고 관심을 집중하면서 방폐물 문제는 해결방안 마련을 미뤄왔다. 그나마 중저준위 방폐물은 안전한 처분시설을 확보해 걱정을 덜었으나 턱밑까지 차오른 사용후 핵연료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우리는 방폐물사업은 급하게 서두르면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난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과정에서 경험했다. 전문가들이 아무리 기술적으로 안전하다고 해도 해당지역 주민이 안전성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추진이 어렵다. 안전한 관리기술을 확보해 검증해야 하고, 소통이 수반되어야 한다. 국민이 관리기술과 소통의 진정성을 신뢰할 때에야 문제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급하게 결정하기 위해 진행하는 형식상의 공론화가 아니라 천천히 이해 관계자가 동의하는 절차를 만들어 갈등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이전 공론화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국민·NGO가 참여하는 재검토위원회를 준비하는 등 관리정책 재검토를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공단은 정부가 관리 정책을 수립하면 방폐물관리 전담기관으로서 유기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방폐물 사업의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데 조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은 생활 주변에서는 방사능으로 인한 공포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한 방폐장과 사용후 핵연료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사용후 핵연료는 우리가 원자력발전을 시작할 때부터 예정되었던 과제다. 사용후 핵연료는 10만 년 이상 우리 생활권과 격리해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결코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논하는데 친(親)원자력, 반(反)원자력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지난 40년간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의 혜택을 누렸다면 사용후 핵연료는 당연히 우리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전기의 혜택을 누린 어른들의 문제를 자식 세대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어른다운 태도가 아니다. 저장시설이 하루하루 차올라 더는 미룰 수도 없다.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식의 근거 없는 낙관론은 버려야 한다. 갈등은 미룰수록 수습이 어려워진다. 이제는 미래세대를 위해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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