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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가 전체 소득 43% 차지”

한국에선 소득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2%를, 소득 상위 10%가 43%를 가져간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에 공개됐다. WID는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를 비롯해 세계 경제학자 100여명이 50여 개국의 소득 집중도(전체 소득 가운데 해당 계층의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 자료를 공개하는 사이트다. 한국은 국내 소득통계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의 최신 연구가 반영됐다.
 
중앙일보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G20 회원국 가운데 2008년 이후 WID에 관련 자료를 공개한 31개국의 소득 집중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 집중도’는 2016년 기준으로 43.3%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자료 제공 기준 연도가 달라 정확한 비교를 하기는 힘들지만, 이 수치만 놓고 보면 31개국 가운데 9위로 상위권에 속한다. 상위 1% 초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집중도는 12.16%로 15위였다.
 
김낙년 교수는 “관련 자료가 등재된 50여개 국가 전체와 비교하면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는 중간 정도지만, 복지 수준이 앞선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불평등도가 심한 편”이라며 “일반인들의 통념과는 달리 초고액 자산가인 상위 1%보다는 상위 10% 계층으로의 소득 집중도가 더 크게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원인으로 김 교수는 정규직 일자리로 들어가는데 일종의 ‘진입장벽’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상위 10% 계층에 진입하기 위한 경계소득은 연 소득 5141만원, 상위 1%의 경계소득은 1억3265만원이다. 대기업·금융권·공기업 정규직 수준의 연봉을 받아야 상위 10%에 들어갈 수 있는데, 요즘과 같은 취업난에 이런 ‘질 좋은 일자리’를 갖기가 ‘바늘구멍’이다. 김 교수는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이자 및 배당, 부동산 임대료 등 비근로소득 격차가 악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한국의 이런 소득 집중도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위 1%, 상위 10%의 소득 집중도는 2013년 각각 11.63%·42.69%까지 낮아졌지만, 이후 계속 늘어 2016년에는 두 수치 모두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WID에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소득 집중도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이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일자리를 사라지게 해 저소득층의 소득을 줄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소득 불평등 심화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경제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특정 정권의 탓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다만 정책을 펼치다가 문제가 생기면 수정해야 하는데, 현 정부는 자신들만 옳다고 믿고 밀어붙이다 보니 부작용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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