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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경제 불안심리…“물가 오르는데 월급봉투 그대로”

서울 강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멈춰선 건설중장비 차량.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멈춰선 건설중장비 차량. [연합뉴스]

 
주요 경제 지표가 장기간 악화하자 국민의 경제 불안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주요 경제 연구 기관도 일제히 2019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돛을 올린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해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모노리서치 의뢰해 1037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반(62%)의 국민은 올해 살림살이가 2017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26.3%)다. 실제로 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104.73)는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농산물이 14.4% 올랐고 생강(89.8%)·호박(50.5%)·토마토(44.4%) 등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가 가팔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소득은 그대로(44.5%·2위)인 상황도 국민이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다. 통계청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하위 20%(1분위)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131만7600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줄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는 월평균 소득(973만5700원)이 오히려 증가했다(+8.8%). 이로써 한국 소득분배배율(5.52배)은 역대 최고치(2007년 3월)와 동률을 기록했다.  
 
급격히 상승하는 외식메뉴 가격. [연합뉴스]

급격히 상승하는 외식메뉴 가격. [연합뉴스]

 
소득 양극화를 개선하기 위해서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50조원을 투자했다. 지난 1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을 올해 하반기 체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후 청와대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바꾸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경기 회복 예상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4일 청문회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성과가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104.73)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104.73)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계속 경제 지표 개선 시기를 미루는 동안 체감경기는 악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경제고통지수(5.5포인트)는 2011년 이후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10월 기준). 실업률(3.5%)과 소비자물가상승률(2.0%)을 합산한 경제고통지수는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을 수치로 나타낸 지수다.  
 
이들은 올해 체감 경기가 악화한데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상황이 더 나빠진다고 대답했다. 내년 경제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국민이 71% 달했다. 내년 경기 호전을 예상한 응답자(11%)보다 6.5배 많은 수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특히 응답자는 내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경제성장률 저하(23.5%·1위)를 꼽았다. 국민의 우려처럼 주요 연구기관은 줄줄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같은 날 현대경제연구원은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2.5%)를 0.1%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지난 12일에도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아시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2.8%→2.6%)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2.8%→2.5%)과 국제통화기금(IMF·2.9%→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0%→2.8%) 역시 2019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낮춘 바 있다.
 
2018 서울시 일자리 해커톤. [뉴스1]

2018 서울시 일자리 해커톤. [뉴스1]

 
국민이 정부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일자리 창출(26.3%·1위)이었다. 통계청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90만9000명)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자 수가 90만명을 넘어선 건 1999년(105만5000명) 이후 처음이다(11월 기준). 실업률(3.2%)도 2009년(3.3%)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11월 기준).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 창출을 회복하고 고착화하는 저성장 탈피 방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기관이 내년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번주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물가는 올랐는데, 저소득층 일자리는 줄어들면서 소득분배가 악화하고 있다”며 “경기가 침체하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스태그플레이션)이 벌어지기 전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난폭운전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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