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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려움 이해" 갑자기 부드러워진 고노 외상 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며, 재촉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고 일본 NHK가 16일 보도했다.  
일본의 고노 다로 외상이 지난 10월말 이수훈 주일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항의한 뒤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지지통신]

일본의 고노 다로 외상이 지난 10월말 이수훈 주일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항의한 뒤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지지통신]

 
16일 NHK에 따르면 카타르를 방문 중인 고노 외상은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고노 외상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도 “일본기업에 대해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한국정부가 제대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청구권 문제는 65년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국제적인 합의사항을 국내 사법부가 뒤집을 수 있다면 국제법의 기본이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고노 외상의 발언은 내용면에선 지금까지의 일본 정부 주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그가 지난 10월말 대법원의 판결 이후 쏟아냈던 강도 높은 발언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지난 5월 도쿄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때의 아베 총리와 고노 외상.[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5월 도쿄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때의 아베 총리와 고노 외상.[청와대사진기자단]

 
그동안 고노 외상은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대신 전면에 나서 한국에 대한 '악역'을 도맡았다. “이번 판결은 폭거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거나 “강경화 외교장관이 일본에 오려면  제대로 된 답변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말도 그런 과정에서 나왔다. 특히 그동안 “한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당장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고노 외상이 “재촉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 점이 주목된다.  
 
그의 태도 변화에 대해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일ㆍ한의원연맹(한ㆍ일의원연맹에 해당하는 일본측 조직) 대표단을 접견했던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를 위해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비롯한 일본 대표단, 강창일 회장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를 위해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비롯한 일본 대표단, 강창일 회장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일본 의원들에게 “대법원 판결도 한·일 기본협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한국 정부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부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모여 해법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양국민의 적대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절제된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로선 아무리 재촉해봐야 한국 정부의 입장 발표 없이는 대응조치를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강경발언을 쏟아내면 쏟아낼수록 한국내 여론의 반감만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노 외상이 전략을 바꿨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고노 외상과 강경화 장관의 통화에서도 “감정적 대응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기업에 대한 배상 요구엔 일체 응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이 바뀐 건 아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갈등 해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한편 지난 14일 서울에서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국 국회의원들과 합동총회를 개최한 일ㆍ한의원연맹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성과가 없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요미우리 신문은 “과거엔 다케시다 노보루,모리 요시로 등 총리 경험자들이 양국 관계가 냉랭해졌을 때마다 돌파구를 만들며 공식적인 외교루트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엔 역사인식을 둘러싼 대립이 반복되면서 외교적인 역할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산케이 신문도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해)‘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에 충분히 반론을 못했고, 일본 정부의 주장을 의연하게 전했는지 조차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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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