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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남자, 트럼프에 "미·중 휴전날 멍 체포···충격적"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알렉 로스. 최정동 기자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알렉 로스. 최정동 기자

 
“트럼프는 자기 입맛에 맞게 무역 협상을 밀어붙이려고 개인의 자유까지 제한시켰습니다. 이는 매우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위입니다.”
 
‘오바마맨’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 국무부 혁신 담당 수석 자문관을 지낸 알렉 로스(47) 미국 존스홉킨스대 석좌방문위원이다. 
 
12일 국립외교원이 주최한 ‘2018 외교안보연구소(IFANS) 국제문제회의’ 참석차 방한한 그는 행사 이후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캐나다 당국에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체포를 요청한 트럼프 행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가 무역 협상 상대국(중국)의 유력 기업 임원 체포를 요청한 행위는 앞서 지난 1일 중국 정부와 맺은 ‘90일 휴전’을 무시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멍 CFO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스카이콤’이라는 유령 업체를 동원해 금융기관에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구금 열흘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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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위원은 “중국과 무역 재협상 국면에서 멍 CFO가 체포된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며 “무역 협상에 개인의 자유까지 제한한 것은 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멍 CFO의 체포 요청이 대중(對中) 무역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협상 전략 중 일부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방식의 대중 협상은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며, 미·중간 갈등만 고조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로스 위원은 “위험” “무책임”이란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혁신 전문가 알렉 로스는 가 ’무역 상대국과 협정에 미세한 변화만 준 뒤 협상 승리를 거뒀다고 떠벌리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최정동 기자

혁신 전문가 알렉 로스는 가 ’무역 상대국과 협정에 미세한 변화만 준 뒤 협상 승리를 거뒀다고 떠벌리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최정동 기자

 
로스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을 집중적으로 혹평했다. 그는 “‘내 편, 네 편’과 같은 흑백론에 사로잡힌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기조는 단순하기 그지없다”며 “그는 수출국 소비자의 입맛을 깡그리 무시한 채 미국 제품 구매를 요구한다.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했더니 (보복 관세에 의해) 세탁기 등 미국시장 제품의 가격만 높아지는 불상사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바람에 역설적으로 미국인들의 주머니 사정만 팍팍해졌다는 지적이다.
 
이어 로스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을 겨냥해 트위터에 올리는 과격한 수사(修辭)가 허풍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스스로를 ‘관세맨(Tariff Man)’으로 칭하며 “중국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로스 위원은 “무역 상대국과의 협정에 미세한 변화(minor change)만 준 뒤 ‘협상 승리를 거뒀다’고 떠벌리며 자찬하는 것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이라며 “일례로 앞서 지난 10월 캐나다·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미국 ·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로 협정 이름이 바뀌었지만 협정 주요 골자는 적게 수정됐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협상’이라고 치켜세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해서도 로스 위원은 “트럼프 정부가 한국 시장에 대한 자동차 수출을 늘린 건 사실이지만 정작 변경된 주요 협상 골자는 ‘미국산 자동차의 안전기준 예외 조항’ 뿐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제조 2025’와 같은 차세대 산업 전략을 추진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미래 먹거리 산업에 관심이 적다는 것이 로스 위원의 견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철·알루미늄·자동차 등 전통적 산업군에 신경쓰는 반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산업군’에 대해선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빈민 가르치던 교사 출신 오바마맨, ‘혁신 자문가’ 됐다
역사학도였던 알렉 로스는 대학 졸업 후 비영리교육단체인 '티치 포 아메리카' 등에 몸을 담았다.

역사학도였던 알렉 로스는 대학 졸업 후 비영리교육단체인 '티치 포 아메리카' 등에 몸을 담았다.

 
알렉 로스의 명함엔 두 개의 직함이 적혀 있다. ‘작가’와 ‘혁신 자문가’다. 명문 정치가(家) 출신이지만 그의 첫 커리어는 ‘정치’가 아닌 ‘교육’이었다.

 
미국 명문 노스웨스턴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비영리교육단체 ‘티치 포 아메리카’에 몸을 담았다. 여기서 볼티모어 빈민가 아이들을 2년 간 가르쳤다. 2000년에 세운 비영리 IT법인 ‘원이코노미’를 통해 전세계 저소득층 20만 명에게 인터넷을 공급했다. 이때부터 로스는 정보기술(IT) 혁신에 관심을 가졌다.
 
2008년 오바마 대선 캠프에 합류한 그는 기술, 미디어&텔레커뮤니케이션 정책위원장을 맡았다. 이듬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에 의해 국무부 혁신 담당 수석관으로 임명됐다. 최근엔 정계 출마 경험도 있다. 올해 2월 주거지인 메릴랜드 주지사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아쉽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알렉 로스가 지난 2016년 펴낸 『알렉 로스의 미래산업보고서』.

알렉 로스가 지난 2016년 펴낸 『알렉 로스의 미래산업보고서』.

 
로스는 지난 2013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선정한 글로벌 사상가 100인에 선정됐다. 2016년엔 4차 산업혁명을 다룬 『알렉 로스의 미래산업보고서(2016년)』를 집필했다. 아내와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조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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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