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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왜 코레일 빼고 검사했나"…KTX탈선 뒤엔 두 기관 갈등

강릉선 KTX 가 탈선한 현장. 선로전환기와 분기기 주변 선로가 잘려나가 있다. 우상조 기자

강릉선 KTX 가 탈선한 현장. 선로전환기와 분기기 주변 선로가 잘려나가 있다. 우상조 기자

 지난 8일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 사고는 선로전환기의 결함 때문이었다. 좀 더 정확히는 선로전환기들이 정상작동하는지를 알려주는 인근 청량신호소의 케이블이 거꾸로 꽂혀 있어서였다. 
 
 그래서 오류가 생긴 선로전환기는 정상으로, 정상인 선로전환기는 오류인 것으로 뒤바뀌어 표시되면서 탈선사고를 유발했다. 
 
 이 시스템에 대한 연동검사(성능검사)는 지난해 9월 17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해 12월 하순 강릉선 개통을 앞두고 이들 시설의 성능검사로는 마지막 자리였다. 개통 전까지 여러 가지 검사가 있었지만, 신호와 선로전환시스템의 성능검사는 더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연동 검사의 참석자와 사후 조처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상식적인 절차를 벗어난,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연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월 연동검사 결과표. 코레일 관계자의 서명란이 비어있다. [국회 송석준 의원실]

지난해 9월 연동검사 결과표. 코레일 관계자의 서명란이 비어있다. [국회 송석준 의원실]

 우선 당시 검사 현장엔 코레일 관계자가 한명도 없었다. 철도 건설을 책임진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감리회사 관계자만 참석했다. 연동검사는 여러 대의 선로전환기와 청량신호소를 상대로 다양한 오류 상황을 시험해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로 공단이 주관한다.   
 
 사실상 최종 성능검사여서 앞으로 이 시설을 넘겨받아 운영하고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 코레일로서도 반드시 참석해서 확인해야 할 자리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4월 강릉선 본선의 선로전환기에 대한 연동검사 때는 코레일 관계자가 입회했고, 시험 결과서에 서명도 했다. 
 
지난해 4월 실시된 연동검사의 결과표에는 코레일 관계자의 서명이 있다. [국회 송석준 의원실]

지난해 4월 실시된 연동검사의 결과표에는 코레일 관계자의 서명이 있다. [국회 송석준 의원실]

 그렇다면 왜 이런 중요한 검사에 코레일 관계자가 불참했을까. 코레일 측은 "공단 측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월 검사 때는 공단에서 코레일에 입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9월 검사에는 이런 공문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공문은 보내지 않았지만, 유선상으로 알려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언제 누가, 누구에게 연락을 취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처럼 중요한 검사를 앞두고 공단과 코레일 간 연락체계가 너무나 허술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코레일이 어떤 사정으로든 불참했다면 검사를 미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공단은 시험을 강행했고 '이상없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신호 분야 전문가는 "앞으로 운영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성능시험을 하고, 이상 없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건설 책임자와 감리, 운영예정자가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검사를 다시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 그래픽 이미지.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 그래픽 이미지.

 
 다른 교통업계 관계자도 "비행기를 새로 도입할 때 항공사에서는 정비팀을 6개월 전에 제작사로 보내 하나하나 다 꼼꼼히 점검하며 결함 여부를 확인한 뒤 인수한다"며 "인수·인계 전 중요 시스템 검사를 운영자 없이 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공단 내부에서조차 "왜 그렇게 무리하게 시험을 강행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연동검사에서 배제된 코레일의 이후 조치도 논란거리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코레일로서는 워낙 중요한 검사인 만큼 자신들이 빠진 상황이었다면 공단에 항의하고 재검사를 요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코레일 측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채 관련 시설을 인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측은 "당시 공단에 대해 어떤 조치를 요구했는지 확인이 쉽지 않다"고만 밝혔다. 
 
 코레일 빼고 연동시험을 강행한 공단의 잘못도 크지만, 이후 별 대응도 하지 않은 코레일 역시 책임을 면키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대전역에 나란히 위치한 코레일(왼쪽)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사옥. [중앙포토]

대전역에 나란히 위치한 코레일(왼쪽)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사옥. [중앙포토]

 이에 대해 국토부 출신 전직 관료는 "2005년 철도구조개혁이 이뤄진 뒤 코레일과 공단이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일선 현장에서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갈등을 빚는 형국이 계속됐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연동검사 상황도 이런 구도의 연장 선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국토부가 이런 상황을 사실상 방관한 측면이 크다"며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시험 자체가 정밀하게 이뤄졌는가를 두고도 의문이 일고 있다. 한 신호분야 전문가는 "다양한 오류 상황을 가정해서 시험하기 때문에 만일 신호소의 케이블이 처음에 잘못 꽂혀 있었더라도 오류를 일으킨 선로전환기의 신호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를 놓칠 리가 없다"며 "만약 이를 몰랐다면 시험 자체가 매우 허술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 같은 연동검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신호소의 케이블이 개통 전부터 바뀐 게 아니라 이후 유지보수 과정에서 변동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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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철도업계에서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수사권이 없는 만큼 여러 가지 제기되는 의문점은 결국 사법당국의 수사를 거쳐야만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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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