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2000억대 음악저작권 들여다보니

강인원
비리 의혹 밝혔다 정회원직 박탈
기밀자료 무단 유출? 말도 안 돼
공기관 같았으면 난리 났을 것
- 협회 문제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됐나.
- “지난해 12월 회장 선거를 앞두고서부터다. 특히 올 2월 협회의 예결산 총회가 있었는데 총회 자료집 등을 받아보고 황당했다.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협회에 심각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 연예인으로서 민감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 “언제부터인가 협회가 회원들의 비판을 귀담아듣지도, 용납하지도 않는 무소불위의 괴물이 돼가더라. 부당하고 불법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관심 자체가 없거나 일부러 외면하는 분위기도 팽배했다. 얘기를 꺼냈다가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다. 나라도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콤사작가연대’라는 이름으로 170여 명이 협회의 개혁을 위해 뜻을 같이하고 있다.”
- 총회 때 무슨 일이 있었나.
- “중요한 예결산 항목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마구 통과시키자는 분위기더라. ‘일괄 통과시킵시다’ ‘빨리 밥이나 먹으로 갑시다’ 등 소리들이 터져나오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 “방송 라이브러리 음악 등과 관련해 억대의 저작권료가 특정 인물에게 임의로 분배된 의혹이 있다. 불투명하게 집행된 저작권료 문제는 심각하다. 경찰이 철저하게 수사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 또 협회의 일반회계도 주머닛돈 쌈짓돈 쓰듯 펑펑 썼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기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것이다.”
- 협회가 지난 7월 정회원직을 박탈했는데.
- “기밀자료를 무단으로 유출했다는 이유를 대더라. 정회원이 알아야 하고 공개돼야 할 회계 관련 자료가 왜 기밀인가. 비판하면 불이익을 주고, 소송으로 압박하는 것은 입을 막겠다는 것이다.”
- 협회 측이 입을 막고 있나.
- “최근 이사회에서 (근거없이) 협회를 비하하거나 외부에 고소·고발하는 회원은 정회원직을 박탈하는 등 강력하게 징계한다는 방침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무처가 무력화되고 전·현직 회장과 몇몇 측근 이사들 입맛대로 협회가 좌지우지되면서 그들만의 왕국이 되고 있다.”
고성표 기자
